FOOD STORY

홍합

인수와 東根 2012. 8. 8. 12:08

부산지역에서는 담치라고 부른다

 

아주 어렸을적, 과자조차도 구경하기 힘든 시절에

휴일이면 동네 이웃들과 함께 큰 냄비와 칼하나만 가져가면

부산의 어느 바닷가에 가더라도 갯바위에는 이런 홍합과 고둥들이 많아서

물놀이도 하고 나뭇가지를 줏어 불을 피워 이것들을 삶아 먹으며 즐거워 하곤 했다

 

어른이 되어서 바다낚시에 취미를 들였을 때는

갯바위나 방파제의 테트라포트에 붙은 이넘들을 한껏 긁어 모아

대충 부순다음 낚시를 드리울 포인트에 흩부려 놓으면 바닷속 바닥에 가라 앉아

강력한 냄새와 먹잇감으로 고기들을 불러 모은다

이때 이 홍합보다 더 좋은 미끼를 달아 드리우면 원하는 고기를 낚을 확률이 더 높아지기도 한다

 

홍합은 아무곳에서나 잘 자라기 때문에

부산에 많은 조선소(배를 직접 만드는 시설, 배를 수리하는 회사) 근로자들이

수리를 위해 도크(중금속으로 오염되어 있을지도 모른다)에 오래 정박된 배에서 채취한 홍합을 간식으로 삶아 먹고 사망한 사고도 있었고

황사가 끝날 무렵의 봄에 적조가 찾아와 어패류를 날것으로 섭취하다 목숨을 잃는 일도 간간히 있었다

 

지금 시중에는 미역양식줄이나 멍게(우렁쉥이) 양식줄에 붙은 홍합이 유통되는것으로 아는데

그것들은 아래 사진의 돌담치와는 달리 껍질이 매끈하다.

이 날은 바람이 많이 불고 파도가 높아 해녀(나사리마을 할매들 대부분)가 물질을 할 수 없었다

파도가 높은 날이면 물속이 탁해져 시야가 흐려져 해산물 채취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날 주문해 둔 홍합을 다음날 해녀가 한다라이(바구니?) 가져 왔는데 30,000원을 요구해서

두말 않고 돈을 드렸더니 산에서 내려오는 깨끗한 물에 깔끔히 씻고 다음어 주셨다

 

 

 

 

이 마을 사람들은 (울주군 서생면 나사리) 산수도(산에서 흘러내려오는 물)을 이용하여 생활용수로 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홍합 껍질은 가능하면 깨끗이 씻는것이 좋다. 왜냐하면 껍질에 붙은 작은 생명들은 물 밖으로 나오면 곧 죽고, 부패하기 때문에

그것을 깨끗이 씻지 않고 같이 삶으면 맛도 맛이거니와 소화에 도움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물이 넘치지 않을 만큼의 물을 붓고 텃밭에서 가져온 매운고추를 추가해서 깨운한 맛을 내고 살균효과도 기대한다

 

 

각자 종이컵을 하나씩 들고 국물을 국자로 담은 다음 하나씩 건져 먹는다

역시 입맛을 돋구고 소화를 돕고 살균작용을 할 수 있는 소주를 곁들여 먹어야 제맛이다 ㅎㅎ

 

 

 

(이 사진은 부산의 해변가에서 주문한(2012.0812) 홍합탕이다, 껍질이 매끈한것이 위의 사진과 비교가 된다)

 

 

 

 

휴가철 민박집이나 팬션에서 빼놓을 수 없는 메뉴가 숫불구이

 

 

전날 영국과의 축구중계를 보느라 잠을 설쳤던 이웃들이 해가 중천에 떳지만 일어날 줄을 모른다

 

 

모두 스마트폰 사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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