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부산으로 이사 왔을 때 그곳은
부산진역에서 부두로 가는 기차가 지나다니는 기찻길 옆 작은 동네였다
물론 그곳에서 아기시절만 보냈지만 어렴풋이 기억이 나기도 하고 그 동네는 아직도
40년전의 그 모습을 그대로 남아 있다. 저지대라 장마철이면 하수구가 불어나 물난리를 겪었고
동사무소, 경로당으로 아버지의 등에 업혀 피신도 하였던 기억이 가물가물...
아래 사진에서 담벼락 왼쪽으로 서울로 가는 기찻길이 있다.
저 담벼락 오른쪽에는 동네 생활하수가 그대로 흘러가는지 정화가 된 오수가 흘러가는지
예전에는 생활쓰레기로 넘쳐 났었지만 요즘은 많이 깨끗한 편이다
낮시간에 대로를 포기하고 저 골목으로 들어가니 젊은 사람들은 다들 돈벌로 나갔는지 전혀 볼 수가 없고
할머니 몇분만이 더운 여름날 거실겸 대문문을 열고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고층아파트촌의 사람들과는 소득의 차이가 있어 살기가 조금 더 힘들겠지만
골목은 쓰레기 하나 보이지 않아 깨끗해 보이고 가장자리에는 작은화단과 예쁜화분들이 군데군데 있어
아파트보다 더 정감있게 보였다
학습원이나 식물원에서나 볼 듯한 꽃시계가 피어 있었고
(난 처음 이꽃을 보았기 때문에 지갑속의 전화기를 꺼내 부지런히 찍었다)
사진을 찍는 나의 모습을 본 할머니께서 빙그레 웃고 계셨다
그래서 많은 사진작가들이 골목사진을 좋아하는것 같다. 난 그저 추억에 잠시 젖어있었을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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