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STORY

명태머리찌짐

인수와 東根 2012. 4. 13. 15:13

찌짐이란 말은 부산사투리인것 같고

"부침, 부침게, 전" 이런 말을 많이 쓰는것 같다

 

40년전쯤 많은 생활속 기억중의 하나가

울 나라에서 오징어를 잡으면 산지에서 직접 말리고 가내공장에서 껍질을 벗겨 가공해내면

속살은 술안주와 간식용으로 이웃나라에다 수출을 해서 외화를 벌어 들였던것 같다

마른 오징어가 그다지 비싼 것은 아니었다해도 마른 오징어는 자주 먹지 못했고 그만큼 외화가 절실했던 우리나라의 현실이었다

이렇게 생선의 부산물은 버릴게 하나도 없다는 말이지 ㅎㅎ

 

그 당시 시장에 가면 작은 나무곽(쌀됫박과 모양이 같다)에다 살점을 발라 낸

오징어 껍질만을 수북히 담아 팔고 있었고 우리는 그것을 사 와서 백설탕에다 간장을 넣고 졸이면

훌륭한 반찬이 되었다. 어쩌다가 껍질 안쪽에 덜 벗겨진 속살이라도 조금 붙어 있는것을 씹으면 얼마나 맛있던지...

 

부산의 도심 한가운데에 "부전시장"이 있다. 나의 생각으로는 그 규모가 자갈치 시장을 능가한다고 느껴진다

그곳에는 수산물, 농산물, 건어물이 풍부하고 추억의 식품, 반찬, 술안주가 즐비하며

그중에 명태(얼린것)를 손질해서 생선포를 떠서 파는 할머니들이 있는데 그기서 나오는 부산물이

명태머리, 내장, 알, 아가미, 살점이 약간 붙은 뼈가 있는데 그것들을 하나도 버리지 않는다고 한다

각자 다른 반찬으로 가공되기 때문이다

 

명태머리찌짐은 명태머리, 뼈에다 밀가루, 매운고추, 잔파를 썰어 놓고 후라이팬에다 구워 한접시 내면

3,500원짜리 술안주가 된다. 재래시장 특성으로 나이 드신 손님들이 많고

옆 건물에 있는 성인콜라텍 손님들, 산행 후 출출한 배를 움켜쥐고 와서 막걸리와 저렴한 술안주를 찾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사무실 이전으로 널부려진 이삿짐을 정리한다고 평소 안하던 고생을 했더니 동료들 중에서 제일 고참이 한잔 쏠테니 어디로 갈까 물어보자

나는 즉시 "부전시장 명태머리찌짐 묵으러 갑시다" 했다. 30대 직원들은 어떤 안주인지도 모른단다

허럼한 집, 내가 즐겨 찾는 집에 들어서자 맨 처음에는 궁금한 표정으로 몇점 먹어 보던 직원들이

그 맛에 감탄을 한다. 추가로 가오리찜(7,000원)도 주문하고 쫀득쫀득한 돼지껍데기 두루치기도 주문하고

한시간만에 소주 맥주 10병을 먹어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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