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길을 달리다가 맑은 공기도 쏘일겸 잠시 차를 멈추었다
어디선가 꼬끼오~~하는 소리가 들려 그 쪽으로 다가가보니 허름한 식당 같기도 하고
마당에는 평상이 가을비에 젖은 채 낙엽이 흩뿌려져 있었다
닭이 한두마리가 아니고 길가 숲에도 무척 많았고 병아리, 검은 색의 닭...
꼬끼오가 아니고 꼬꼬하면서 목소리 안좋은 닭도 있고
이 녀석들 신기하게도 차가 지나다니는 곳으로는 절대 안들어 온다
초등학교 1학년 시절을 어렴풋이 기억해 보면
그때 당시에는 장만된 통닭이 시장에 없었던것 같다. 모두 닭장 속에 산 닭이 팔렸었고
어지간한 아줌마들은 닭을 다 잡을 수 있는 담력도 가졌던것 같다
닭을 삶아서 고기는 손님을 주고 뼈는 마늘 넣고 푸욱 고아서
그물에 밥말아 무우김치 젓가락에 끼워 먹는 기억도 나고
시장 한켠 대포집에서는 닭내장으로 끓인 찌게로 술을 마시는 어른들을 본 적이 있고...
나도 그렇게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하지만
맨날 벗겨진 통닭만 마트에서 보다가 이렇게 예쁜 닭들을 보니 기분이 또 그렇네?
딸아이가 초등학교 다닐 때 학교 앞에서 사 온 병아리 두마리가 얼마나 귀여웠는데
다음날 고양이에게 물려 가버리고 울던 아이 생각...
공놀이 하다가 닭 농장 지붕에 공이 떨어져 주인이 노발대발하며 뛰어 나오면서
"우리 닭들이 놀라서 계란을 못 낳으니까 늬들이 책임져~~!!" 하던 기억도..
밤새도록 닭에 대한 추억을 떠올려도 끝이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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