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URES

생식능력을 빼앗는 연가시

인수와 東根 2011. 10. 29. 11:51

요즘 세대의 학생들은 실감이 나지 않는 이야기겠지만 신비한 자연의 세계를 나의 경험담으로 이야기해볼까?

내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요즘 학생들은 입시위주의 교육에 찌들려 자연의 세계를 너무 모른다는 것이다

 

지금은 빌딩, 아파트 숲으로 변해 버린곳이지만

예전에 국립 수산대학 근처는 남쪽으로 바다 북서쪽으로는 논과 밭이 많았다(지금은 부경대학교)

나는 낙동동맥 끝자락에 있는 엄광산, 수정산 아래에서 어린시절을 보내며

미꾸라지를 잡거나 물방개가 생각나면 그곳에서 수서곤충들을 많이 보았다

 

다른 메뚜기를 보면 손위에 올려 놓고 놀기도 했지만

거미, 사마귀는 생김새가 무서워서 구경만 했는데 어떤 아이들은 거미도 손으로 잡고

사마귀는 길다란 목 부분을 엄지와 집게 손가락으로 집어서 여자애들에게 다가가 위협을 주며 장난하기도 했다

나도 사마귀 목덜미를 몇번 잡아 보긴 했지만 큰 낫같이 생긴 앞발로 저항하는 녀석이 내 손가락을 스치기라도 하면

섬칫 놀라 내팽겨쳐 버렸다

 

집에 돌아와서 아이들과 그렇게 놀다 들어 왔다고 하면

엄마는 흠칫 놀라 얼른 손발 깨끗이 씻고 들어 와서 밥을 먹으라 했다

이웃집 아저씨의 이야기를 들으니 사마귀 뱃속에는  벌레가 들어 있어서 그것이 눈으로 들어가면 장님이 된다는 것이었다

사마귀를 잡고 손등의 물사마귀를 띁게 하거나

여자애들 겁주기 위해 놀려주거나 하는것이 무척 위험한 놀이라는것.

 

그것이 다 잘못된 곤충에 관한 괴소문이라는것은 그로부터 20년이 훌쩍 넘은 뒤였다

물론 아직까지도 모르는 사람이 있겠지만...

 

육식을 하는 사마귀의 뱃속에는 "연가시"라는 철사 같이 길다란 벌레들이 기생한다(물론 연가시가 없는 사마귀들도 많다)

이 연가시들은 사마귀와 함께 성장하면서 성충이 되면서 사마귀들의 생식능력을 빼앗고 자신들의 고향(1~2급수)이었던

물속으로 돌아가기 위해 사마귀를 갈증나게 해서 물가로 데려와 자살하게끔 한다고 한다.

 

이것은 과학적인 사실이다. 다소 혐오스런 글이 될지도 모르지만

특정 곤충에 대한 오해를 풀고자 한다. 아래 사진들은 이미 알을 품고 있으므로 연가시가 없는 녀석들이라고 봐도 괜찮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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