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MY LIFE

불꽃구경

인수와 東根 2011. 10. 29. 22:55

지난 주에 이어서 이번 주말도 비가 내린다

비가 온다는 예보 때문에 다른 야외활동 약속은 하지 않았는데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7시 30분에 일어나 샤워하고 아침 먹고 창밖을 보니

비가 올듯 말듯...낮 열두시가 지나자 햇빛이 나기 시작한다

 

비가 올것이라 생각하고 가족들과 한 약속이 있어서 서둘러 함께 볼일을 마치고 나니 4시,

광안리 바다가 훤히 보이는 이기대로 갈려면 시간이 촉박하다. 날씨도 장담 못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하지? 이렇게 망설이고 있는데 이웃집에서 전화가 온다. "음식 준비 다 됬으니

황령산에 올라가 불꽃구경하면서 한잔 합시다". 이미 10명이 준비가 끝난 상태였다

 

"그래 밤에 비가 올지도 모르는데 광안리 백사장에서 삼각대 펴고 카메라 걸쳐 놓고 있다가 비 맞으면 끝장이다'

"가지 말자. 이웃들과 술마시며 놀자.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산위에서라도 불꽃을 한번 찍어 보자" 하면서

불꽃 찍는 설명을 인터넷을 뒤져가면서 훑어 보았다. 정말 어렵다. 난 못한다

 

산 중턱에서 술 한잔씩 돌리고 편육 몇점을 먹고

삼각대를 펴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내가 있는 위치는 불꽃과의 거리가 1km 가 훨씬 넘는 거리인것 같다

아무리 좋은 위치를 잡아도 앞에 산능선이 가려서 광안대교의 반밖에 보이질 않는다

표준줌으로 최대한 당겨도 100m 렌즈보다 나은게 없다. 그리고 나는 불꽃을 한번도 찍어 본 적이 없다

 

최대한 우산으로 카메라를 가리고 불꽃을 향해 셔터를 눌렀다. 펑 하고 대포 소리가 날때

셔터를 누르면 찰~~~~~~~(30초 뒤에)~~~~~칵~!!              헐~~!! 불꽃은 어디로 갔지? 뷰파인더 속에는 불꽃이 없다.

비가 내려 더 희미하게 보이는 불꽃은 내 카메라 속에 보이질 않는다

이웃사람들이 우루루 몰려와 사진에 어떻게 담겼는지 궁금해서 들여다 보다가 "에이~~~~ㅎㅎㅎ 공부 많이 하이소" 한다

내가 비때문이라고 핑게를 댓더니 그만 웃기라고 하네? ㅎㅎ

 

물론 이 자리는 등산로 한가운데 있는 휴식지점이지 사진 포인트도 아니고 불꽃구경 포인트 또한 아니다

당연히 나는 이론적으로 배웠던 불꽃촬영을 직접 해 볼려고 했지만 빗줄기가 점점 굵어져 포기하고 말았다

덕분에 비오는 밤 산행을 하였을 뿐이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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