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MY LIFE

UN 공원

인수와 東根 2011. 9. 12. 21:34

UN 공원은 정확히 말해 UN MEMORIAL CEMETERY IN KOREA 로 "유엔묘지"이다.

묘지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이 그다지 좋은것이 아니라서 그런지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 "묘지"라는 말을 빼고

"유엔기념공원"이라고 불리어지기 시작했다. 이곳은 지구상에 한국에만 있는 유일한 유엔군의 묘지이다

나는 마음이 허전할 때나 다른 도시에서 손님이 찾아 왔을 때 나는 이곳을 꼭 찾아간다

오늘도 나의 마음이 그러했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세계평화를 위해 낯선 이국땅에서 목숨을 잃었다. 그들의 전우들이나 그 가족의 슬픔은

뭐라 말할 수 없을것이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나도 항상 마음이 숙연해진다

 

 

 

이곳에 묻혀 있는 유해는 대부분 본국으로 송환되어 갔지만 남아공, 터키...그 중에 영국군의 묘지가 제일 많았다

 

 

그들의 영혼으로 다시 피어난 듯한 솔방울인것 같다. 관람객들이 지나가면서 다들 신기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묘지 둘레로 조성된 수로연못엔 금붕어가 한가이 노닐고 그 물은 계곡물 보다 더 맑다

차례를 지낸 인근 주민들이 산책을 나온것 같다

 

 

유엔묘지에서는 웃지 않지만 카메라를 향해 수줍은 듯 미소짓은 나의 가족들이다

 

 

5월이면 저곳에 형형색색의 장미로 넘쳐나 사진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이 가끔 고급카메라를 들고 찾아 오기도 한다

 

 

내가 만일 낯선 이국땅이 이렇게 묻히게 된다면...

 

 

17세의 나이로 한국전쟁이 참전한 덴마크의 한 병사의 사연이 담겨 있는곳, 나의 아버지는 19세에 학도병들과 함께 참전하셨단다

 

 

그 전쟁의 포화는 말끔히 사라지고 우리 가족은 나란히 평화의 공원에 서 있다

어딘가 허전한 느낌...하지만 그 기분으로 계속 살아갈 수 없진 않은가. 나, 우리, 그리고 사회, 국가...다 그들의 삶은 따로 있는데...

 

 

우리집에서 가까운 이곳, 어머니를 모셔 놓은 부산추모공원을 다녀 오면서 내가 찹찹한 마음을 달래고자 다시 이 공원을 찾았다

 

 

무궁화를 저렇게 다듬어 놓아  나무위로 피어난 흰 무궁화가 널려진 휴지조각처럼 을씨년스런 분위기다

해마다 6월이면 전세계의 손님이 이곳을 찾으니 가꾸는데 많은 공을 들인것 같다

 

 

잔듸밭 한가운데 배롱나무(백일홍)가 돋보인다

 

 

거실바닥에 신문지를 깔아 놓고 삼겹살도 구워 먹고 하지만 오늘은 명절음식을 넣고 찌게를 끓이며 둘러 앉아 저녁을 먹었다

돌아가신 어머니도 무척 좋아하셨던 음식인데...

 

 

TV에서는 추석 분위기가 물씬 나는 노래가 흘러 나오고

토릇 가수가 부르는 향수는 그다지...새해 달력이 나왔을 때 올해 추석은 4일 연휴라 무척 좋아했던것 같다

하지만 그 어느해 보다 허전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나는 고스톱이나 카드를 못하기 때문에 휴일이면 등산, 영화감상을 즐기는 편이지만 가족과 함께 퍼즐놀이를 했다

 

부산에는 추모공원이 몇군데 있는데 어머니를 잠시 모셔 놓은 부산추모공원에는 밀려드는 차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고

간혹 분향소앞에서 우는 가족들도 보이지만 명절에 부모님 뵈러 가는 듯한 기분이었는지 모두들 슬픈 표정은 없다.

아침에 어머니 돌아가시고 첫 차례상에서 절을 올릴 때는 다들 코를 훌쩍이고 있는데 나도 허전한 마음을 달랠길이 없었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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