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시절 군 입대를 남겨두고 나의 일거리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이라기 보다는 두려움과 설레임의 연속이었다
내가 추석이 지나고 입대했으니 학교를 쉬면서 얼마나 많은 친구들의 송별회에 찾아 다녔는지 모른다
그때는 군입대 하는 아들이 있는 집에서는 입대전 며칠을 앞두고 동네 사람들 다 초청해서 거나하게 송별회를 치르곤 했다
생일잔치는 저리가라고 환갑잔치에 걸맞는 송별회를 했으니
군대 간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것이었는지 모른다. 이야기가 딴 방향으로 흘렀는데...
그때 수많은 송별회참석으로 저녁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아침에 늦게 일어나면
엄마가 차려놓은 늦은 아침밥을 먹고 친구에게 전화를 하면 자기 집으로 놀러 오라는 친구들이 많았다
그래서 하는 짓거리란 친구 어머니께서 차려 주신 김치/돼지고기 찌게에다 소주를 마시면서
프로야구 중계방송을 함께 보는것이었다. 그 당시에는 평일에도 낮경기를 꼬박꼬박 중계했고
지나친 애향심까지 발동하여 고향팀을 광적으로 응원하기도 했다
(이 사진은 내가 촬영한 사진이 아니므로 원작자의 항의가 있을 땐 즉시 삭제하겠음)
결혼 후 친구들과 다시 프로야구를 관람하러 갔을 때는 초창기 프로야구 열기보다 더 후끈했었고
물병이 날아들고 오물을 담은 야쿠르트병이 날아 다닐 정도로 관람문화가 엉망이어서 오랫동안 야구장에 가질 않았다
그래서 어제는 근 10여년만에 다시 야구장으 찾았고 매번 TV에서만 보던 응원문화와 경기 후 자신의 쓰레기를 직접 줏어 담는 등
관중들의 의식은 선진국 수준으로 바꼈고. 마구잡이로 응원하던 시절에 비해 자제할 줄도 질서도 일체감도 한층 세련되어 있었다
가랑비가 오락가락 하는 짖궂은 날씨였고
내가 좋아하는 팀이 형편없이 지는바람에 풀이 죽었지만 좋아하는 선수가 홈런을 날리는 그 순간은
뭐라 말할 수 없는 전율에 나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크게 소리지르고 나니 술맛이 꿀맛이었다^^
'IN MY 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대 (0) | 2011.07.08 |
---|---|
장마속의 햇살속에서 (0) | 2011.07.02 |
다육이를 보면서 (0) | 2011.06.26 |
어버이날을 앞두고 (0) | 2011.05.07 |
파도속에 숨은 이야기들 (0) | 2011.0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