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째 숙직근무에 시달리고 있는 나,
처음에는 50일만에 한번 찾아 오는거라 직장에 봉사하는 생각으로 그리고
월급쟁이의 서러움으로 숙직근무를 해 왔지만 해가 갈수록 직원숫자가 조금씩 줄더니
이제는 40일만에 한번꼴로 찾아오기 때문에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닐 수 없다
평일에 숙직이 걸리면 퇴근안하고 곧바로 숙직근무에 들어가 다음날 반일 근무하고 퇴근해 버리면 끝나지만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숙직(밤 여섯시 부터 다음날 아홉시)이나
일직(아침 아홉시 부터 저녁 6시까지)이 걸리면 토요일, 일요일 연휴를 이용해
부산시내를 벗어나 멀리 떠나는것은 불가능해진다. 정말 피곤하다.
저녁에 술마시는 약속 말곤 지인들과 아무런 약속을 할 수가 없다 ㅠ
어버이날이 5월 8일, 일요일인데
어차피 토요일은 숙직근무로 멀리 나갈 수가 없어
아버지께 미리 말씀드리고 같이 점심을 직접 지어 드리고 용돈도 드리기로 약속했다.
일요일은 가족과 함께 야외로 나가기로 계획이 되어 있었고 아버지도 경로당회장이라
경로당에서의 행사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집에서 10시 30분에 아버지집으로 가기로 해서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아침 7시 30분에 일어나 샤워를 하고
간단한 선식으로 아침을 대신하고 시간이 남아서 즐겨 찾는 카페에 들어가서 다른 회원이 올린 글을 보았는데...
어버이날을 앞둔 연휴라 그런지 카네이션, 어버이날, 아버지, 어머니에 대한 글이 제법 보였다
낯익은 회원 한분이 어버이날 연휴에 자신의 하루 계획을 올려 놓은 글 끝머리에
"....어머니 집에 갔다 오겠습니다" 라고 한 글귀를 보고 나는 얼마나 서러웠는지 모른다
이제 어머니 돌아가신지 석달 조금,
나는 올해 부터는 카네이션을 달아 드릴 어머니가 없다. 어린이처럼 뛰어 놀기를 좋아하는 내가
서러움에 다시 눈시울을 붉히고 식구들이 볼까 겁이나 얼른 베란다로 나가 담배를 하나 피우고 들어 왔다
꽃잎 한장도 떨어지지 않은 완벽한 꽃을 찾기란 힘들었다, 비온뒤 너무나 하얀 꽃이 예뻐서 찍었는데 역시 너무 들이댄것 같다 ㅎ
이끼에 핀꽃은 사진으로만 보아 왔는데
아버지집 현관 시멘트바닥 틈에 물기가 있어 그기에 이끼가 있었고
이끼를 사진에 담아 볼까 하고 AF(자동촛점) 동작시키니 앗~~눈에 보이지 않던 꽃이 보였다
자칫 잘못하면 그냥 이끼인줄 알고 무심코 밟고 지나쳤을...그래서 아주 작은 꽃들을 무참히(?) 짓밟았을지도 모른다
오른쪽은 벌써 꽃이 진것 같기도 하고 이것을 어떻게 카메라에 담아얄지 시멘트 바닥에 엎드려 있다가
여든이 넘으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더니 허허 웃으신다. 정말 생명의 신비는 대단하지 않을 수 없다
아파트 현관으로 들어서는 순간 화단의 꽃들이 너무 예뻐서
카메라를 다시 꺼네 렌즈를 마운트했다. 보라색, 진노란색의 조합...이웃 주민들이 보든 말든 열심히 찍었는데
아뿔사, 방에 들어 와 확인하니 또 촛점이 안맞다. 왜그럴까? 왜그럴까 고민했다
오늘은 내 양쪽눈 시력이 조금 달라서(왼쪽눈 1.0, 오른쪽눈 0.2) 일반적인 개념을 벗어나
왼쪽눈으로 뷰파인더를 보고 사진을 찍어 보았다. 그래도 마찬가지...어디서 잘못되었을까?
다시 곰곰히 생각해보니, 작은 꽃을 크게 보일려고 가까이서 찍다보니
지금의 렌즈가 가진 능력, 즉 최소촛점거리 이내에 카메라를 들이대서 촛점이 맞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작은 꽃들이 무수히 많은데 구도는 또 어떻게 잡아야 하나?
다른 분들의 예쁜 사진들을 보면 그리 어렵지 않다는 생각을 하지만 실제 해보니 정말 어렵다 ㅎㅎ
내일 어린이공원-백양산으로 가족과 함께 봄구경 갈거니까 다시 생각하며 찍어보자
이제 개념없이 찍는 일은 없어야 겠다 ㅎㅎ 셔터 누를때 흥분도 하지 말아야지 자꾸 자꾸 다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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