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URES

곤충을 먹는다?

인수와 東根 2013. 10. 23. 20:05

늦은 밤시간

종편 채널을 돌리다 보면

먹거리 X파일인가? 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나는 그것을 즐겨 본다.

셀러리맨 30년 가까이 하다보니 사먹는 점심에 진절머리가 날 정도라

어디 맛집이나 음식에 관한 인터넷정보, 뉴스, 방송프로그램을 즐겨 보며

집 밖에서 만드는 음식에 대해 눈여겨 보고 있다

 

이날 그 인접 채널의 또다른 종편에서는

동남아, 그러니까 미얀마? 라오스?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우리와 아주 생소한 먹거리를 소개하는 방송을 보았는데

땅속을 파헤쳐 땅강아지처럼 생긴 귀뚜라미를 튀겨 먹는다든지

정글속에 사는 커다란 도마뱀을 돼지고기 요리하듯 즐겨 먹는 등, 이런것들이

그리 혐오스럽게는 느껴지지 않았다

또 더운 지방의 논에서는 크다란 잠자리채로 벼를 쓰다듬듯 저으면

그 그물안에 메뚜기가 잔뜩 들어있어 그것을 요리해 간식처럼 먹는 모습도 방영되었다

하긴 우리도 어릴적 벼메뚜기를 적지 않게 먹었고

올림픽하기 전까지는

맥주집 술안주로도 어렵지 않게 보아 왔던 것인데

요즘은 거의 사라져 버렸다.

 

그 방송이 끝나고 다시 채널을 돌리자

먹거리X파일에서는 평소 불량식품고발과는 달리

곤충을 식용, 반찬으로 활용하자는 긍정적이고도 선도적인 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곤충으로 만든 산적꽂이 등등

아 이게 무슨 우연의 일치? ㅎㅎ 방송 앞부분은 못봤고

끝부분부터 보니 곤충으로 만든 음식을 진행자가 스튜디오 밖으로 들고 나가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시식해보라고 권유하니

다들 뒷걸음하다 몇몇 사람들이 먹어 보고는 그 느낌이

 

"새우튀김 맛이랑 비슷하요" 한다

하긴 우리처럼 메뚜기튀김을 안먹어보고 자란 세대니까 신기하기만 하겠나

나는 지금 당장이라도 벼메뚜기 튀김은 먹을 수 있겠다

그렇지만 내가 풀밭을 거닐때 마다 튀어 달아나는 그 녀석들이

마치 미지의 땅에서 나를 반기며 뛰어 노는 어린아이들처럼 생각되어...

 

 

이 녀석들은 아직 식용으로 먹히지 않은 황무지의 메뚜기들인데

내 손안에서 편하게 포즈를 취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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