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들녘을 즐기고 풀섶에서 나오니
자그만 강아지가 두마리 걸어 나온다
반경 1km 내에는 농가조차 보이지 않은 곳인데
이 녀석들이 어디서 온것일까?
쓰다듬어 줄려고 불러도 먼발치에서 멀뚱멀뚱 서성이기만 한다
얼른 가방에서 다시 카메라를 꺼내들었는데
시커멓고 인상이 험악한 개한마리가 풀섶에서 또 나타났다
헐~~!! 이건 아니다. 같이 있던 일행이 소스라치게 놀라
내 등뒤로 숨어 무섭다고 발발 떨고 있다
나는 침착하게 자세를 낮춰 공격할 의사가 없음을 표시하고
그냥 평범한 강아지를 부르듯 쪽쪽쪽하며 손을 내밀었더니
멈칫 멈칫하다가 나에게로 걸어 왔다
"똥근씨 무섭따~~~~!!! 부르지마~~~!!! 가까히 오면 안되~~~~~!!!"
이 녀석은 내가 부르니 내게 살금살금 가까이 다가 온다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니 어? 내 렌즈속에서 사라졌다.
바로 내 코앞에 얼굴을 들이대고 축축한 코끝을 내게 문지르고
침이 줄줄 흐르는 혓바닥을 날름거린다.
아~~! 이 녀석은 들개다 하는 생각이 순간 스치고
청결하지 못할거란 생각이 들어 머리를 쓰다듬어 주진 않았다
그 동안 내 일행은 저만치에서 여전히 발발발 떨고 있다
알고 보니 먼저 본 작은 두 녀석을 지배하는 우두머리인것 같았다
나는 일어서서 니가 살고 있는 숲을 향해 사래를 쳤더니
슬금슬금 동료가 있는곳으로 사라진다
부산시내에도 이렇게 자연보존상태가 좋은 들판이 있고
티비에서만 보았던 들개를 이렇게 만났다
들개들은 사람을 적극 기피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나도 그 넘들도 무한한 자연속에 작은 생명들일뿐
내가 그들을 해치지 않으면 그 넘들도 나를 공격하지 않는다는
생리를 또 한번 확인했다.
하지만 인간들은 다 그렇지 않다.
이렇듯 사람들속에서 살아가는 나는 그저 나약한...
'CREATUR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마귀와 강게 (0) | 2013.10.15 |
---|---|
배짱이와 노린재 (0) | 2013.10.14 |
노린재의 등 (0) | 2013.10.10 |
작은 생명들(CREATURES)과 놀기 (0) | 2013.09.20 |
귀여운 거미와 함께 (0) | 2013.09.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