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는 이 음식을 파는 식당간판 조차도 못 보았는데...
전라도 맛기행을 가서
목포 유달산를 구경하고 공원입구 주차장으로 돌아오니
길가에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마침 점심시간이 되어 관광버스도 많이 보이고 사람들도 많이 붐비지만
그 음식점으로 들어 가는 사람들을 보기는 쉽지 않았다.
마침 유달산 노적봉 앞에 관광안내소가 있어서
언젠가 TV에서 본 산낙지 비빔냉면이 생각나 그곳에서 정확한 위치를 물어 보니
부산말씨를 쓰는 내가 조금 재미있는지 친절하게 알켜 주었다
네비게시션 안내에 따라 유달산 아랫동네 좁은 길을 고불고불 내려가니
곧 바로 시내 한복판과 연결되고 안내해 준 식당간판이 보였다
가게 앞 좁은 도로에 공영주차장처럼 평행주차선을 그어 놓았는데
주차관리하는 사람도 없고 계산하고 주차 확인 스탬프를 받을 필요도 없었다
어린이 날이라 그런지 가족단위의 손님들이 많았으며 50대 후반의 카운터 아줌마는 밝은 인상으로 친절하게 우리를 안내했다
식당 안은 깨끗하고 일하는 사람들도 모두 밝은 인상이고 마당에는 손님들에게 제공할 낙지가 큰 물통에 들어 있었다
큰 넘도 있고 세발낙지 같이 생긴 녀석들이 3~40마리.
점심식사 시간인데도 어린이날이라 그런지 고기를 주문해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우리만 거금 15,000짜리 세발낙지회냉면을 주문하니 육수 한주전자와 냉면김치 조금이 전부였다
전날 무안/신안에서 보았던 세발낙지가 한마리 4~5.000원 수준이었으니 저 가격이면 조금 비싼 편이다
부산에서 냉면전문점이나 백화점내 음식점에 가도 비빔냉면은 8,000원을 넘지 않으니...
다들 음식 먹는다고 정신이 없는데 음식점에서 카메라 꺼내 사진 찍기가 너무 쑥스럽다
낙지를 잘라준다는 직원을 만류하고 사진을 찍을려고 카메라를 꺼내니 음식을 먹는 손님들이 모두 이쪽을 보는것 같아서
내 얼굴이 발개진다. 일행들은 벌써 냉면 그릇을 반이나 비웠고 나는 왼손으로 낙지를 들고 오른손으로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냉면을 다 먹을 때 까지 낙지는 그대로 살아 있고 세발낙지라 그런지 육질이 너무 부드러워 남해안 쪽의 낙지를 먹던 사람들에게는
다소 물컹한 느낌을 줄지도 모른다. 냉면의 다른 맛은 그 어느 냉면과 하나도 다를바가 없고
단지 세발낙지가 한마리 더 들어갔을뿐인데 가격이 그날 시세에 따라 변동되어 15,000원이 되고 말았다
그 돈이면 3일치 나의 점심식사값인셈이다 ㅎㅎ
비빔냉면에 따라 나오는 육수는 잡맛이 없고 깔끔하고 기름을 완전히 제거한것 같아서
몇컵이고 그냥 마실 수 있는 맛이었다. 냉면에 들어 있는 소고기편육은 조금 질긴듯하고...
두번 다시 먹으러 가기에는 가격이 부담스럽다. 그래도 목포/무안의 세발낙지 요리인데 맛은 봤으니...
내 생각에는 살아있는 소형가오리(전남지역에서는 간재미라고 함)를 잘게 썰어 넣거나
싱싱한 호래기(꼴뚜기)도 좋고 요즘 제철인 병어회도 비빔냉면에 넣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신기하고 맛있는 음식이라도 비싸면 그다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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