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신안-청계-목포를 여행하면서
젤 먼저 머리속에 그린것은 세발낙지가 당연 으뜸.
부산 오륙도 앞바다에서 일본을 향해 가상의 선을 그으면
그곳에서 해운대쪽으로 해서 속초까지는 동해 전남 진도까지는 남해 그리고 목포에서 백령도까지는 서해가 되는 셈이다
남해, 서해, 동해수산물은 바닷물도 다르고 해저지형도 다르고 ...해서 맛 또한 당연히 달라
서해 바다의 맛들은 다 체험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대표적인 무안 세발낙지를 맘껏(?) 먹어 보겠다고 300km 나 달려갔으니...
부산에도 수많은 수산물시장과 어판장이 있어 전국의 모든 수산물은 다 맛 볼 수 있다
하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자연산 활어와 해산물 때문에
수입산이 넘쳐나 선뜻 사 먹기가 꺼려진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수입산은 맛이 없다.
그동안 TV에서 흔히 보았던...갯벌을 깊게 파서 낙지를 잡아 내는 방식이 아니라
맑은 날 밤 횃불이나 전등을 켜고 바람이 없는 날(바람이 많이 불면 낙지도 활동이 둔해지고 물결이 생겨 낙지를 발견하기 힘들다고 함)
어민들이 종아리 높이로 바닷물이 잠긴 갯펄에서 손으로 잡아 올리는 것이다 한다
농수산물들이 다 그렇듯이 경매를 통해 시장에 나오는 것들이라 그날 경락가격에 따라 시세가 결정되며
현지 식당이나 가게에서는 가격표가 없다. 원산지 표기는 당연이 국산으로만 표시되지 여수산, 통영산, 신안/무안산이라고는
하지 않기 때문에 나를 안내한 현지인에 말에 의하면 간혹 남해(여수)산을 세발낙지로 잘못 알고 비싼 돈으로 사 먹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내가 도착하기 전날 밤에 바람이 불어 대부분 낙지잡이를 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미리 부탁해 둔 가게에도 낙지가 없었고 목포대학교 근처 청계마을 농협하나로마트에서
마리당 4,000원에 판매되고 있고 끝물인 쭈꾸미들이 조금 보일뿐이었다. 그래서 신안앞바다쪽으로 차를 돌려
수산물시장을 둘러 보기로 했다. 가는 곳곳마다 염전이 보이고 바로 옆에는 소금을 판다고 하는 현수막도 보였다
그 수산물시장에는 낙지는 하나도 안보이고 병어, 도미, 갈치 등 어느 시장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수산물들과
횟감을 장만해주는 양념집들은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내게 딱 매력있는 해산물은 없어 살아 있는 바닷가재를 사기로 했다
얼음위에 올려 놓은 손바닥 크기의 병어가 땡기기는 했지만 나를 안내한 지인(무안토박이)와 요리 방식이 달라
"나 - 뼈채 얇게 썰어 미나리와 무우를 썰어넣고 무침을 한다
그사람 - 냉동시켜 얼린것을 썰어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다"
결론은 다른 것들 구경하고 돌아 다닐려면 시간이 없다 요리하기 번거롭다해서 그냥 패스해 버렸다
하긴 부산에도 병어는 많으니깐...무우넣고 조림도 하고 소금뿌려 구워 먹기도 하면 되지 뭐.
염전을 구경하고 신안에서 목포쪽으로 나오는길에 전화가 왔다
지인이 부탁해 둔 가게에서 낙지를 구해왔다고 하는데 한접(20마리)에120,000원 ㅎㅎ
순간 지나 오면서 본 현수막에 "돼지 한마리 250,000원"이라는 글이 생각났다
넘 비싸지 않아? 그게 무슨 대단한 먹거리라고. 그래도 이곳에 와서 부산아저씨 쪼잔하다는 말 들으면 안되지 하면서
한마리 더 넣어달라는 말도 하지 않고 바로 현금결재~~!!
머리가 른 엄지손가락 크기보다 약간 큰 이녀석 몸값이 5,000원을 훌쩍 넘는다
그냥 통째로 먹어도 될 정도(하긴 월욜 출근해서 점심 먹으러 가니 식당 주인말이 부산에서는 두마리 15,000원에 사먹었다고 함)
몸놀림이 무척 활발해서 사진을 찍을려고 해도 촛점을 맞추기가 힘들다
스무마리를 나혼자 먹어도 모자랄 양인데 어른 여섯이서 먹으니 미안해서 젓가락이 안간다 ㅎㅎ
근데 우리는 저 눔들을 잘게 쳐서 넓은 접시에 담아 놓고 그 위에다 잔파를 잘게 썰어서 약간 뿌리고 또 통깨를 뿌려 놓으면
먹음직스러운데 지인은 아예 그위에다 기름장을 뿌리는게 아닌가. 다들 쇠젓가락으로 미끌거리는 낙지를 찝는것도 불편하고
소금간이 각자의 입맛에 맛질 않아 또 불편하다. 이게 현지인들의 먹는 방식이라나? ㅎㅎ
소주 석잔에 낙지 한젓가락만 먹었다. 왜? 남들 많이 먹으라꼬...
바다가개 10,000원어치를 샀다. 아무것도 모르고 작게 줘도 되니 큰것만 넣어 달라고 했는데
집에 와서 삶아 보니 큰넘들은 살이 연하고(쫄깃한 맛이 덜하고) 작은 녀석들은 등쪽에 알이 꽉 찼다
낙지보다 이 녀석이 훨씬 맛있다. 껍질 벗기기가 힘들어 손가락이 찔려가면서 겨우 먹다 보니 어느새 낙지는 다 증발해 버렸다
목포시장에 가니 금빛조기는 4월 25일 이후로는 금어기라 그 전에 잡아 놓은 것들밖에 없었다
...아 배고파 글을 못쓰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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