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가을이면 한차례씩 체육행사를 하는데
해마다 식구가 줄어들고 잔치 분위기를 냈는데 세월이 갈수록 음식준비하고
햇볕아래서 선수들 응원하고 하는 그런 것들을 싫어하는 경향으로 가더니
이제 각 부서별로 간단한 산행을 하고 산중 음식점에서 고기 안주와 술을 마시고 간단한 족구게임으로
체육행사를 끝낸다
작년 가을까지만 해도 족구를 하며 고함을 지르고 승부에 집착하던 나는
게임을 하면서 조용해졌고 이제는 술도 적게 마시고 무덤덤 사진만 찍었다
우리부의 존심을 걸고 열심히 뛰지도 않았는데 다들 수고했다 하는데
미안하기만 하다. 이제 후배들에게 운동도 물려 줄 때가 되었나?
예전에 같이 근무했던 후배직원이 그런다
"와 안뛰능교? 나중에 결승전에 나올라꼬예?"
그는 나의 승부근성을 너무나 잘 안다. 30~40대 시절에 내가 코트에서 얼마나 파이팅 넘치는 선수였는데ㅎ
초읍 어린이 공원에서 10시에 출발, 금정산 東門아래 음식점 까지
두번 쉬면서 막걸리에다 집에서 준비해 간 가죽나무순 장아찌, 머위줄기 볶음을 먹고
3시간을 걸었다. 산행코스 내내 松花가루가 날려 눈을 뜨기가 힘들 정도였고 배낭은 뽀얗게 변할 정도였다
지난 주 비슬산 산행을 못하고 청산도 트래킹도 못했으니
산행을 안한지가 꽤 오래된 탓이라 왼쪽 종아리가 뻐근하다
어린이공원을 출발하여 40분쯤 올라가면 북구 만덕동, 진구 당감동쪽에서 올라와 길이 만나는 만남의 광장에 도착한다
엄청남 송화가루가 날리면서 남문쪽으로 가는 깔딱고개 아래에는 햇살이 내려 쪼이는 이른바 "빛내림 현상" 이 잠시 연출되었지만
나의 사진솜씨로는 담을 수가 없어 카메라를 들여다 보고 설정을 주무르고 있으니 이내 사라져 버렸다 ㅎㅎ
산행길 주변에는 산괴불주머니가 지천에 널렸다. 일찍 피어나는 현호색에 밀려 산행객들에게는 인기가 그다지 없지만
사진 솜씨가 좋은 사람이 찍어 오면 마치 병아리의 행렬처럼 보인다. 현호색은 종달새 무리이고...
동문아래 식당입구에 서 있는 목각 같은데 키가 3미터 가량으로 큰 편이다
이웃 암자의 돌위에 삼국지속의 관우 인형을 올려 놓았다
그곳에서 내가 사진을 찍고 있으니 중년의 한 아주머니가 "사람은 찍지 마이소, 사람은 찍으면 안됩니다" 소리친다
나는 낯선 사람, 모르는 사람을 찍을 일이 없으니 걱정하지 말랬더니
"우리는 죄짓고 여기 숨어서 사는 사람들이니까 남들이 사진을 보면 안됩니다" 한다
농담이래도 조금 무서운 느낌이었다
나는 카메라 속의 고양이 사진을 보여 주며 걱정 안하셔도 된다 했더니
나더라 방송국에서 나온 기자인줄 알았다고 한다 ㅎㅎ
하긴 그곳 대부분의 음식점과 암자들이 허가 범위를 넘어서 경작하거나 불법 건축물...때문이어서 그런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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