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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완도군 청산도

인수와 東根 2012. 5. 3. 21:13

너무 나도 유명한 완도군 청산도, 굳이 설명이 필요할까?

지리적인 여건이나 유명 먹거리는 생략하기로 하고...

 

나도 예전에 바다낚시를 10년 넘게 즐겼었지만 청산도에는 한번도 못 가봤고

많은 사람들이 TV 속에 나오던 이 섬을 가고 싶어해서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탓에

같이 사진사진취미를 즐기는 후배가 카톡으로 나를 이곳에 같이 가지 않겠냐고 물어 왔다

 

기대에 잔뜩 부풀어 출발 전날 일기예보를 보니 오후에 비가 온단다. 앙~~

비가 오면 어때 맛난것 먹고 처마 밑에서 비가 내리는 풍경이라도 담아 오지 머 했는데

 

부산에서 7시에 출발하여 순천쯤 가니까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앞이 캄캄하다. 이대로 비가 계속 내리면 300m 남짓한 고지의 정상은 커녕 트래킹은 끝장이다

안그래도 이틀전 비슬산 입구에 가서 산행을 못하고 온터라 스트레스가 잔뜩 쌓여 있는데

나는 맘 먹고 놀러만 가면 비가 온다

작년에 목포 영암 통영리조트, 욕지도 적지 않은 1박 2일 여행을 갔었지만 공교롭게도 모두 비가 내렸었지 ㅎㅎ

 

 

다들 청산도는 정말 아름다운 섬이다라고들 말을 하니까

나는 안티는 아니지만 180도 다른 시선에서 여행기를 쓰고자 한다. 오해는 말자

 

 

 

완도여객터미널 광장에 있는 등나무그늘에는 꽃이 예쁘게 피었지만 비가 내려 근처에도 제대로 갈 수가 없고 카메라가 젖을까봐 조심조심...

 

 

비가 내리고 흐린날, 바람까지 불면 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 아무리 용을 쓰고 찍어 봤다 아마추어 수준에는 흐릿한 사진밖에...

 

 

 

같이 온 일행은 우산을 받쳐 들고 그래도 인증샷이라도 남길려고 열심히 찍지만 셔터 속도가 안나온다

 

 

 

 

 

 

지난 일년간 정들었던 내 카메라와 렌즈는 이제 와이프것이 되어 버렸다 ㅎㅎ

 

이건 사진취미를 가진 동생이 사용하는 Nikon D90에 18-200mm

 

 

오랜만에 선그라스를 벗었다. 나이 탓인지 진한 쌍거풀은 어디가고 축 쳐진 눈꺼풀이 세월의 무상함을 말해준다

하긴 부산에서 장장 4시간 동안 오는 버스속에서 지겨움을 달래려고 술을 한병이나 먹은 상태니깐 ㅎㅎ

선상에서 사진이고 트래킹이고 모두 포기한 상태의 표정이다. 아~~모처럼 먼곳까지 왔는데 이게 무슨 일이람 ㅠ

 

 

일반객실의 관광객들은 고스톱을 하거나 잠시 잠을 청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밖에는 비바람이 불어 나가는 사람이 없다

 

 

배는 흔들리고 비까지 내려 달리는 배위에서 사진을 찍을 수도 없어 옆사람의 시계를 몰래 당겨 찍어 본다

 

 

 

 

청산도 항에 도착하자 비바람이 세차, 우선 점심을 먹고 기다리면 나아질까 해서 식당으로 들어갔다

매뉴는 다들 그저그런...주인이 강추한다. 김전복뚝배기

김은 하품이고 들께는 찢지도 않은것을 넣었고 전복은 소형으로 두개 들었는데 한그릇에 11,000원이란다

내 생각엔 국을 미리 큰 솥에 끓여 놓고 전복도 따로 삶아 놓고

손님이 주문하면 뚝배기에 넣어 내 놓는것 같다. 맛이 없지만 돈이 아까워 다 먹었다

같이 온 다섯사람 중 다 먹는 사람은 두사람뿐. 싱거워서 겨우 먹었다

하지만 실파와 갓을 넣어 만든 김치와 마른 멸치 무침은 먹을만 했다. 돈 아까워서...

 

 

일행중의 한사람이 부산 출발전에 인터넷 검색으로 어느곳이 볼만한가를 미리 알아 왔기 때문에

그 분에게 우리를 안내해 달라고 맡겼다. 순환버스가 자그마치 5,000원이고 먼저 내린곳은 돌담길로 유명한 상서마을이란다

내가 보기엔 조금도 매력없어 보이는데 왜 유명한거지?

남해, 거제, 부산 어느 어촌에 가도 이것보다 못한곳 없거등

 

 

 

 

 

 

 

빗속에 카메라가 젖을까봐 아기 안듯이 안은 모습이 우스꽝스럽다 ㅎㅎ

 

 

 

 

순환버스가 오기를 기다리는 와이프, 모처럼 여행왔는데 비가 내려 아쉽지만

그래도 도심을 떠나 배를 타고 오니 기분이 좋다고 한다

 

 

휴게소의 간식집, 비가 와서 손님은 끊어지고 막걸리 주전자와 잔은 깨끗이 정돈된 채 하염없이 비를 원망하고 있는 듯 하다

 

 

선착장에서 비바람을 맞으며 두시간을 기다릴 수 없어 들어간 생선횟집,

메뉴를 보니 우럭매운탕에다...다들 눈에 입에 익숙한 술안주들 뿐이다

만만한게 해산물 모듬이라 30,000원짜리를 주문하니 "양이 작아도 모른다" 하네? ㅎㅎ

그래서 50,000원짜리를 주문했더니 소주 한병을 먹고 나니 안주가 바닥나 버렸다

부끄러움을 무릎쓰고 멸치 볶음 반찬을 시켜 혼자 한병을 다 마셨다. 아~~~청산도

가을에 다시 가자 하는데 어째야 하노. 난 가기 싫거덩

 

이곳은 전복양식, 그리고 전복의 먹이가 되는 다시마를 대부분 기르고 있다

아무래도 해산물은 부산의 그것보다 못한것 같다. 식당의 음식도 그렇고 밑반찬도 엉망이다

순환버스 요금도 5,000원이면 비싸고 요즘 섬은 섬이 아닌것 같다

TV에서 방영되었다고 다 좋은것은 아니다. 막걸리도 부산의 생탁이 최고더라 이곳 막걸리는 다들 맛없다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단지 도심을 떠나 그 유명(?)한 청산도로 간다는 기분만 빼놓고...

 

아~~~언제까지 이렇게 흐릿한 사진들만 만지고 있어야 하나?

햇볕이 그립고 푸른하늘 하얀 뭉게구름을 사람들이 왜 좋아하는지 절실하게 느끼고 온 청산도 트래킹 실패기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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