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토요일, 낙동강변 풀밭에서 곤충을 찍는데 전화가 걸려 왔다
이 불볕 더위에 집에서 쉬질 않고 카메라 가방만 달랑 울러매고 외출을 했더니 집에서 걱정이 되었던 모양이다
전화기를 귀에다 대고 아무리 들을려고 해도 저쪽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전파가 약한 지역인줄 알고
다시 전화를 거니 역시 저쪽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사진을 찍다말고 전화기가 이상하다 생각하니
정신 집중이 되질 않아 서둘러 가방을 챙겨 집으로 돌아 왔다
전화기가 고장이 났지만 토요일, 일요일은 A/S를 받을 수 없어서 전화가 오면 "내 전화기가 고장이 났으니 문자로 연락하자고" 재전송했지만
다들 불편해서인지 다신 전화가 오질 않는다
비가 억수같이 내리던 월요일 오전 Anycall 서비스센타에 갔더니 스피커고장이란다. 아이들처럼 전화기를 떨어트리거나 종일 만지작거리지도
않았는데 1년 4개월만에 고장이 나버려 실비로 수리해야한다고 했다. 세계일류메이커라는 제품이 얼마 쓰지도 않아 고장이 났다고 생각하니
짜증이 나서 수리를 포기하고 스마트폰으로 바꿀 생각을 하고 그냥 회사로 돌아 왔다. 수리비를 들여 수리해봤자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부품에 고장이날거라 생각해서 이번 기회에 스마트 폰으로 바꾸기로 했다
집에 돌아와 곧바로 우리식구 넷이 함께 전화기를 구입했던 대연역 근처에 갔더니 내 전화기 수리비가 30,000 이하로 나오면 무상으로
수리해준다 해서 맡겨 두고 그냥 나올려니까 미안하고 스마트폰을 구경하고 조건이 괜찮으면 살려고 물어 보니
그 대리점 주인은 "EVER"라는 제품을 강추했다. 나는 몇번 들어 본 적이 있지만 "첨 들어보는 메이커"라서 선뜻 맘이 안내킨다고 했더니
장점을 장황하게 늘어 놓으며 구입을 권유했다. 나는 GALUXY 나 i Phone을 갖고 싶다고 했지만 너무나 강력히 권유하는 바람에
지금 전화기 수리되고 찾으러 올때 그때 결정하겠다 하고 나왔다
다음날 저녁 광안리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있는데 Anycall 서비스 직원이 전화가 와서 내 전화기 수리비가 18,000 원이라고 하며
수리가 다 되었다고 했다. 그래서 수리비가 30,000 원 이하로 나왔으니 꽁짜로 해준다는 전화기 대리점 주인의 말이 생각나서 잘되었다고
생각하고 오늘 퇴근길에 대리점에 가니 수리비는 다음달 전화비 청구서에 합산되어 나올것이라고 한다
아니 이럴수가 어제 대리점 주인이 나에게 했던말과는 완전 딴판이었다. 무상이라고 해놓고는 ㅠㅠ
지금까지 울집 식구들 모두에게 단말기를 싸게 주는것처럼 해 놓구선 자신의 실속을 확실히 챙겨갔다는 실망이 밀려 왔다
아무리 장사가 남기는게 목적이지만 사람을 순간적으로 유혹하고 나중에 엉뚱한 변명을 늘어 놓고하면서 이윤을 남겨야 하나?
그럼 어제 나에게 사람들이 잘 쓰지도 않는 "EVER" 라는 스마트폰을 권할때도 그것이 이익이 많이 남아서 내게 강권했단 말인가?
나는 30대의 주인을 측은한 눈으로 한번 흘낏 보고는 그대로 그 가게를 나왔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그 주인에게 한마디 해주었다
"아공...바부야, 이제는 좀 더 세련된 판매전략을 세워봐, 그건 초딩애들도 다들 눈치챌 너무 허술한 상술이거등 ㅠㅠ"
열을 내서 집에 돌아오니 냉장고 속에 먹다 남은 막걸리가 있어서 힘차게 흔들어 밥공기에 부어 마셨다. 찐호박잎 하나를 된장에 쿡 찍어서
먹었더니 속이 시원하고 화가 싹 풀린다. 잘 묵꼬 잘 살아라 임마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