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는 목요일 부터 일상과 조금 다른 스케쥴로 인해
운동량도 주량도 평소 보다 훨씬 많았다.
해질무렵 오른쪽 아래위 입술이 만나는 부분이 따끔거리기 시작하더니
결국 식구들에게 서랍속의 입술연고를 찿아 오라고 명령(?)를 내리게 만들었다
평소 숫가락을 잘 쓰진 않지만
어릴적 어머니께서 "입술 부르튼데는 뜨거운 궁물로 팍팍 찌지면 빨리 난는다"라는 말이 있어서
동태찌게를 세끼 연달아 먹었다. 뜨겁고 얼큰한 국물을 입안에 넣을 때는 조심조심 입을 조그맣게 벌리니까
괜찮은데 방금 담근 햇김치를 한줄기 입에 다 넣을 때는 입을 가능한 크게 벌려야 했기 때문에
입술 오른쪽이 부르터 있어서 너무 힘들었다. 그곳에 김치 양념이 묻어 따가워 난리직이고 ㅠ
그래도 담배 맛은 여전히 좋았다
사무실 한켠에 있는 흡연실로 가서 연기가 잘 빠져 나가도록 창문을 활짝 열었다
도로를 쌩쌩 달리는 자동차 행렬
보행신호를 기다리는 허리 굽은 할머니
부산 최고의 도심 근처인데도 지금 시간에는 차도 사람도 한산한 편이다
도로와 담장 그리고 나의 일터
담장뒤로 뒹구는 낙엽들...그 낙엽들 속에는 오동나무잎처럼 큰것도 있고
빨간 벛꽃잎도 있고 은행나무 노란잎들이 이리저리 뒤엉켜 바람결에 아스팔트위를 긁으며
맴돌고 있다. 나무에 매달려 있을때도 길 한켠에 수북히 쌓여 있을때도 낙엽들은 나름의 감상을 주지만
바람결에 뒹굴다 찢어지고 발걸음에 짓밟혀 어스러진 것들은
아무도 거들떠 보려고 하지 않는다
오동나무 낙엽은 그래도 덩치가 있어 작은 바람결에 미동만 할 뿐
그위에 빛바랜 가을잠자리가 힘에 겨운 날개짓으로 내려 앉는다
그것을 본 집나간 고양이 한마리가 한껏 몸을 낮춘 채 살금살금 다가가
간식거리를 향해 몸을 날린다
그것을 뚫어지게 쳐다 보던 나는 그만 손가락에서 담배재를 그냥 바닥에 떨어 트렸다
가을...올해는 나에게 어떤 의미로 지나가려 하는걸까?
'IN MY 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꼬치친구 (0) | 2010.12.05 |
---|---|
폰카놀이 (0) | 2010.11.24 |
2010년도 가을 체육대회에서 (0) | 2010.11.01 |
운전중에 타이어가 펑크나서... (0) | 2010.09.05 |
아들 이야기 (0) | 2010.09.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