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산행가서 줏어 온 도토리로 만든 묵이라
억수로 맛잇데이" 하면서 자랑하는 사람이 밉더라
다람쥐는 사람과 친숙한 동물이 아니라
사람들이 근처에 있어도 먹이가 절실하기 때문에
사람이 있어도 도토리를 줏어 입안 가득히 머금고
겨울을 지낼 보금자리로 부지런히 운반을 하는 것이다
산행길에 잣나무가 있었고
익을대로 익은 잣 열매가 작은 바람에 떨어지자
어디선가 불쑥 다람쥐가 나타나 양손으로 껍질을 벗기고
어떻게 해서는 빠른 시간에 입속에 넣고 싶지만
오고 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경계를 늦추질 못한다
물론 사람들은 귀엽다고 구경을 하지만
다람쥐들은 생사(?)를 건 모헙일 수 밖에...
이렇게 극단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지만
우리는 도토리묵이 아니라도 먹을 것이 지천에 널렸다
산속의 양식은 산속에 사는 짐승이나 동물의 것이니
제발 도토리를 줏어 오지 말자
저 귀여운 다람쥐들을 오래 오래 보고 싶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