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URES

황제의 탄생을 알리다

인수와 東根 2013. 6. 15. 22:00

여치-

어릴적 학교앞 문방구에서

작은 플라스틱 케이지속에 오이 한조각씩 넣어 팔기도 했던 곤충이다.

요즘 몇몇 곤충매니아들이 장수하늘소, 사슴벌레를 기르듯 아이들에게 꽤나 인기있던 곤충,

4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은 그 모습조차 보기 힘들어졌다

 

가시가 무성한 환삼덩쿨숲, 산딸기숲,

칼풀이라 불릴만큼 날카로운 잎과 줄기를 가진 억새밭에 은신하기 때문에

좀처럼 우리 눈에 띄지 않는다.

풀잎아래 몸을 숨긴채 울어대고 풀잎뿐만아니라 작은 곤충까지 잡아 먹는 포식성

톱니바퀴와 같은 종아리에 강력한 점프력을 과시하는 굵은 허벅지.

그래서 나는 이 여치란 곤충을 풀섶의 황제라 부른다.

사마귀는 간사한 얼굴을 가졌고 연가시라는 징그러운 벌레를 품은 녀석도 간간히 있어

그다지 정이 안가니깐.

 

황령산입구 작은 암자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녀석을 만났는데

뒷다리 두개를 쭈욱 펴고 있어서 곧 점프하지 않을거라하고 조심스레 다가가 사진을 찍었지만

셧다 소리와 함께 풀쩍 뛰어 저 아래 풀섶으로 달아났다

이제 이 녀석은 곧 탈피를 할것 같다

나비와 달리 번데기 과정을 거치지 않고 허물만 벗어던지고 성충이 되니 변태가 아니고 탈피라 한다

 

 

 

아래 사진은 내가 2년전 오륙도가 보이는 인근 야산의 억새풀사이에서

이 녀석의 울음소리를 듣고 찾아낸 모습이다. 위의 녀석이 몸집이 커지면 저 두꺼운 껍질 속에서

이렇게 멋진 황제의 모습으로 재탄생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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