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진례와 창원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남쪽으로 대암산, 북쪽으로 비음산
산행인들이나 산을 좋아하는 동네 주민들의 대부분은
경남 창원지역의 사람들이다. 그래서 김해 진례(평지못, 평지저수지, 진례저수지)쪽
평지 백숙마을에서 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편이라 이정표가 그다지 정비가 잘 되었다고 하기엔 부족하다
내가 이 산을 알게 된 것은
이른 봄 야생화탐방을 위해 부산에서 가까운 산을 검색하다가
아직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야생화가 있다는것을 알게되었고 언젠가는 꼭 다녀 오리라 생각했는데
들머리부터 산행로를 찾지 못해 정상을 잇는 능선길까지 1시간 반가량
잡목이 우거진 비탈길을 거슬러 올라갔다. 올해 들어 등산로가 아닌 길을 벌써 세번째 경험한셈이다 ㅋ
한번은 미끄러져 목에 걸려있는 카메라렌즈를 깨트릴뻔도 했지만
본능적으로 왼손을 낙엽더미에 짚어 카메라를 보호할 수 있었다.
내 손바닥이 나뭇가지에 찔려 찟어지거나 내 팔이 부러져도 보험처리하면 되겠지만
카메라는 그렇지 못하지 않은가 ㅎㅎ
마을 뒷편 임도를 따라 걸으니
산딸기가 먹음직스럽게 익어 역시 사람들이 발길이 뜸한 산이라
자연보존상태가 좋을것 같다는 직감이 들어 이 산에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딸기를 하나 따 먹어 볼까 하고 손을 내미니 무엇인가 풀썩 움직이는것이 보여 가만히 들여다 보니
어린 여치들이 꽤나 많이 있었다. 아~~다음에 여치를 관찰할려면 이곳에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녀석들이 장마가 오기전에 탈피를 하면
드디여 풀숲에서 사마귀와 버금가는 강력한 곤충이 탄생하게 된다
이 녀석들은 풀도 갉아 먹지만 작은 메뚜기도 잡아 먹는다고 알려져 있다
지금은 날개도 완전하지 못하고 색깔도 흙색에 가깝지만 허물을 벗고 나면
풀색의 위엄있는 모습으로 변하게 된다
등산로를 못찾아 캄캄하고 어두운 비탈길을 계속 올라갔더니 사방이 확트인 공간이 나와
주변의 산새를 보고 갈 방향을 결정했다. 같이 동행한 사람에게 미안하기 그지 없다 ㅎㅎ
처음에 마을에서 비음산길을 물어 보고 숲에서 정상만 바라보고 걸었더니
비음산과는 반대편인 대암산쪽으로 올라가버렸다. 정신없이 길만 찾으며 오르다가
하늘빛이 보이기 시작하고 곧이어 산행객들의 웃음소리가 들려 안도의 숨을 쉬었다.
배낭은 흙투성이 온 몸은 땀으로 범벅 ㅎㅎ
대암산 정상에서 내가 올라왔던 숲을 내려다 보니 아찔하다
나무와 풀이 우거진 숲을 그냥 올라 왔으니...정글도 헤치고 가는데 저것쯤이야 ㅎㅎ
그래도 정상에는 무사히 도착했다
비음산은 다음에 다시 오르기로 하고...상쾌한 기분^^
다른 일행들과 함께 가져 온 술한잔 나눠마시고 하산길을 물었다
그래 이쪽으로 가야 비음산인데 엉뚱한 곳으로 가버렸네? ㅎㅎ
하산시간이 임박해서 비음산은 다음에 가기로 했다
이곳 산행로 주변에는 야생 섬초롱꽃이 제법 많이 피어 있었다
능선길이지만 큰 나무 아래서 간간히 햇볕을 받고 자라는 하얀 이 꽃.
잠시 휴식을 하는 사이 나비가 날아 들었다
이 녀석은 언제 보아도 꽃보다 나뭇잎, 땅바닥을 더 좋아하는것 같았다
나비들이 물기가 많은 흙더미에서 군무를 한다
그 모습들이 너무나 예뻐 연신 셔터를 눌렀지만 내 솜씨에 이렇게 밖에 찍지 못해 아쉽다
5시간 가량 무더위 속에서 산속을 헤매다 산을 내려오니
제일 먼저 보이는 시골집, 내가 대문에 들어서자 무엇인가 쏜살같이 나를 향해 달려 나온다
헐 이 강아지를 설마 나를 물려고 하는것은 아니지 ㅠ
나는 자세를 낮춰 강아지에게 손을 내미니 오줌을 찔찔 싸면서 나를 반긴다.
보통 강아지들이 앞다리는 나에게 걸치고 혓바닥을 내 얼굴로 향해 날름거리는데
이 녀석은 내 카메라에 젤 관심이 있는지 렌즈후드에 침을 묻히고 있다.
안되~~~!!!
곧이어 주인과 이미 와 있던 손님들이 나를 반기고
나는 정중히 인사를 드리고 물한컵만 얻어 마셔도 되겠냐 했더니
모두들 나와 그 집 정원으로 안해하면서 커피와 시원한 물 한통을 가져다 주셨다
정말 아름다운 시골집, 친철한 주인부부...피로가 싹 가신다
다음에 비음산에 오게되면 꼭 다시 찾아 달라고 한다
내가 시골에 친척이 없다보니 더 정겹게 느껴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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