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산사람이라서
울산 태화강 상류지역의 반구대 암각화
천전리 각석은 알아도 선바위가 있는 줄은
지난 달 울산 무학산 산행을 하다가 처음 알았다.
그때 담에 꼭 제대로 주변을 트레킹하고 선바위를 최대한 가까이서 보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였고 이번에 쉬는 날을 이용해 달려 가 보았다
부산-울산 고속도로를 이용하니 울산 IC까지는 30분 남짓하였고
울산 IC로 나와 KTX 울산역으로 향하는 길을 따라 20분쯤 달리니 네비게이션은 정확히
선바위교를 안내해주었다. 출발전 다른 분들의 풍경사진을 한번도 본 적이 없어서
어디서 보아야 가장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줄을 몰라 우선 주차하기 편한 서쪽에 차를 세워 보니
하늘은 비가 올것도 안올것도 같은 종잡을 수 없는 날씨로 회색빛이고
차라리 비가 오던지 아니면 해가 쨍~~~하던지 하옇튼 젤 색깔이 안좋은 날씨여서
풍광이 그리좋지 못했다. 다시 차를 돌려 선바위교를 지나 반대편으로 가니
대나무숲으로 차 두대가 지나칠 수 있을지 걱정될만한 대숲 콘크리트길이 나오고
작은 암자 입구에는 차가 5대 정도 주차할 공간이 있었다
우선 강을 내려다 보며
담배를 하나 피워 물고 선바위의 멋진 모습을 멀리서 보았다
차가운 바람이 불고 지난 주 여수 금오도에서 가져 온 감기가 다 낫질 않았는지 아직도 콧물이 흘러
얼른 손수건을 꺼내 닦았다. 젠장 약을 사 먹을 정도도 아닌데 챙피하게 콧물이 ㅠ
강 가장자리에는 누치인지 잉어 새끼인지 허연 배를 드러내고 썩어가고 있고
톨틈 구석에서 선바위 앞에서 기도를 하였는지 양초가 타다 남은것들이 있고
언제쯤 홍수였는지 모르지만 선바위 아랫부분에서 합판 조각이 그대로 걸쳐져 있었다
당당 나룻배를 타고 올라가 청소를 하고 싶었다.
바위들은 책을 겹쳐 놓은듯 층층이 쌓여 있어 발을 디디면 부스러져 떨어져 나갈듯 약해 보였다
시계를 보니 열두시가 넘었다. 평소 점심을 먹는 시간이라 생각하니
배가 갑자기 고프고 집에서 가져 온 생선과 해물조림을 꺼내 소주를 석잔 마셨다
생선뼈는 돌틈 구석에 버릴려다가 벌레들이 나타날까봐 물속에 던져 버렸다.
저것이 오염이 될까? 아니면 물속의 생물들의 먹이가 될까 망설였지만 내 상식으로는 먹이가 될거라는 어설픈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내가 잘못한것인지 돌아 오는 내내 맘에 걸린다.
이곳 선바위지역이 개발/정비된다는 소식도 있던데 나는 개발하지 말고 현재 상태로 잘 보존했으면 좋겠다.
산에 산불감시원만 배치하지 말고 이런곳에도 그런 분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제 태화강 상류의 반구대 암각화 보존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시작되었다는 뉴스를 보았다
세계적으로 희귀한 유물인 암각화는 물길에 침식되지 않도록 잘 보존되어야 한다. 꼭~~~!!!
내가 그 지역 사람도 아닌데 나는 태화강을 언제부터인지 많이 좋아하게 되었다. 인류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곳이기 때문에.
조만간 한가한 날, 선바위 오른쪽 산을 한번 둘러 보고 싶다. 누가 같이 갈 사람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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