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과 달리
나는 산행을 하면 무척이나 바쁘다
풀섶의 곤충들도 관찰해야 하고
등산로 주변의 야생화도 구경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일행들과 항상 뒤쳐지기 일쑤다
하지만 롱다리(?) 덕분에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서도 항상 선두에...
2013.03.09 계곡을 따라 생강나무꽃이 활짝 피었다
꽃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산수유" 다 "생강나무"다 논쟁을 하며
줄기를 꺾어 생강냄새가 나는지 확인도 하고
남자고 여자도 다들 꽃을 좋아하지만
여자들은 좋다고 소리치고 남자들은 꽃을 보고 예쁘다고 말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저 맘속으로만 중얼거릴뿐...다들 왜 표현에 그렇게 인색한지 ㅎㅎ
생강나무 꽃수술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는데
저기서 나를 부른다. "이 꽃 앞에서 사진 한장만 찍어주이소"
얼굴이 못났으면 등산복이라도 칼라풀하게 입고 오면 사진빨이라도 받을건데 ㅜ
너무 아니다? 꽃을 찍고 있던 렌즈를 바꾸기가 귀찮아 그냥 접사렌즈로 찍는다
눈가의 주름 입가의 점이 나왔다.
내가 꽃 찍을려고 하면 다들 촛점 잃은 사진밖에 안나오는데
사람 찍으면 우째 그렇게 주름도 선명하고 콧잔등의 땀구멍까지도 선명하게 잘 나오는지
내가 몬산다 ㅎㅎ
사진을 찍고 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즉시 결과물을 확인하고 싶어한다
내 카메라를 들여다 볼려고 사람들이 달려들면...
그때 나는 제일 두렵다
내 사진은 내 일상의 기록일뿐 더 이상의 의미는 없다.
차를 타고 가서 산으로 들로 나가 맑은 공기도 마시고 산을 오르며 체력을 단련하고
맛난 음식도 먹고 자연관찰을 하면서 내몸뚱아리를 그 속에 던져 넣어 본다
주중에는 영화를 한편 볼까? 허름한 주막에서 사이다를 섞은 막걸리를 마셔볼까?
'IN MY 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채꽃구경(오륙도 앞) (0) | 2013.04.22 |
---|---|
봄마중 가다(복수초, 노루귀, 꿩의바람꽃) (0) | 2013.03.16 |
사촌동생 장가가던 날 (0) | 2013.03.08 |
어린 조카들 (0) | 2013.03.07 |
CANON SUPPORT CENTER (0) | 2012.12.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