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2.11 설날 연휴 마지막날 낮 12:00
집뒷편에 있는 황령산을 평소에 가보지 않았던 코스를 선택하여 걸었다
황령산 정상-봉수대-사자봉이 저마다 자태를 뽐내고 있고
설 연휴를 산행으로 마무리하려는듯 가족 나들이겸 산행객들이 많았다
사자봉을 50m쯤 남기고 푸른 하늘이 무척 좋다고 느끼는 순간
내 눈앞에 작은 생명이 들어 왔다. 양지바른 곳, 따뜻한 바닷바람을 맞는 곳
그래서 바위가 따뜻한 곳인데 그다지 예쁘지 않는 새끼손가락 한마디 크기보다 조금 작은
벌레하나가 햇볕을 쬐는 듯 바위에 꼼짝도 않고 붙어 있었다.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닿는 곳이라 그 벌레가 다칠 위험이 있다 생각하고
손으로 조심스레 떼네어 마른풀밭 사이에 있는 돌에다 옮겨 주었다
이 추운 겨울에 그 녀석이 참 기특하다고 생각하고
나는 안전한 곳으로 옮겨 주고 뿌듯한 마음으로 산행을 계속했다
그런데 아뿔사 ㅠㅠ
집에 와서 사진을 들여다 보니
그 녀석은 햇볕을 쪼이러 나온게 아니고
그곳 따뜻한 바위에 산란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모르고 나는 그 녀석을 바위에서 떼어다 옮겼으니 얼마나 큰 잘못을 했는가 ㅠㅠ
하긴 산란을 거의 다 마쳤을것 같다는 생각도 해 보지만
나의 과잉보호가 또 실수를 ㅠㅠ
현장에서 볼 때는 몰랐는데 사진으로 보니
알이 수십개...넘 미안타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