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오후부터 비가 내린다는 예보에 하늘은 잔뜩 지푸려 있지만
마지막 단풍을 보러 석남사로 향했다
스무살 시절에는 입장료가 아까워서 옆쪽 울타리로 들어가
여승들만 사는 경내 계곡에서 발가벗고 물놀이를 하다 사찰경비를 담당하는 사람에게 혼나기도 했다
그 당시에는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질 않아 숲속을 헤매이다 보니 몇시간 후에 옻이 올라
온몸에 붉은 반점이 나타나고 가려워 괴로워하자
등산용 버너 기름을 몸에 바르고 격리되어 있었던 추억도 있고 ㅎㅎ
(하긴 그 뒤로 옻닭을 수없이 먹었지만 아무렇지도 않았다는 ㅋ)
이번에는 당당히 하루에 2,000원 하는 주차비를 내고 입장료 1,700원을 선뜻 냈다
내가 시주를 따로 못하지만 관리비에 보태 쓰라고 하면서 ㅎㅎ
모두들 보살님들과 같은 옷을 입었는데
어디선가 화려한 옷을 입고 금테 안경을 쓴 위엄이 있어 보이는 스님이 수행원을 뒤로 하고 나타났다
감히 카메라를 들이대지 못할 분위기다. 여승이지만 포스가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