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전날 월급을 받았기 때문에 주말에는 지갑이 두툼~~!!
이번 주말엔 어디로 가볼까? 했지만 올들어 제일 춥다는 일기예보에 주말계획을 선뜻 세우기가 싫었다
우선 먹돌이 아들녀석 간식 사먹어라고 용돈을 주고
입시생인 아들녀석을 빼 놓고 우리끼리 "Misssion Impossible 4 "을 보기로 했는데
내가 유머로 나보다 잘생긴 "Tom Cruise" 가 짜증나서 내는 안갈란다 했더니
작은방에서 카드결재가 어떻고 저떻고 꾸물대더니 어렵쇼? 내껀 예약을 안해버렸네? ㅠ
다음날 아버지집에 함께 가서 묵은지에다 돼지고기를 넣고 김치찌게를 해서 점심을 챙겨드린다음
돌아오는 길에 식구들을 영화관에 데려다 주고 혼자 집으로 왔다. 아들녀석이 끓인 라면은 덜 익혀서 그런지 밀가루 맛이 났고
반찬 없이 먹을려고 했는지 얼큰한 국물은 온데간데 없고 짜기만 하다. 아~~~
지금쯤 그들은 아웃백에서 뭘 먹고 있을테고...비겁하다. 짜정난데이...
카메라 챙겨넣고 뒷산에나 갔다와야겠다.
등산로에서 이웃 아저씨를 만나면 파전에다 막걸리 한통을 먹고 올것이다 하면서 다짐하고 집을 나서는데
"산에 가면 머하노, 마른가지들만 있어 황량하고 썰렁한 분위기만 날텐데 차라리 오륙도 바닷가로 가볼까?"
"그곳도 뻔질나게 갔었잖아. 바닷가 바람이 얼매나 세겠노 ㅠ 가지 말까? "
"아니다 나선김에 철지난 바닷가를 가자. 광안리로 가자"
"내가 사진놀이에 지칠 무렵이면 영화도 끝나 나하고 같이 집에 들어가면 되겠지" 하면서...
민락동 어민활어센타 앞에 도착하니 넘쳐나는 자가용으로 뒤엉켜 차가 지나가기가 힘들고
그 틈사이로 생선회를 검은 봉지에 사들고 종종 걸음으로 사람들이 지나간다.
저쪽 반대편 바람이 덜 부는 곳에서 해운대 마린시티를 구경할까 하고 넘어가니
방파제에는 낚시인들로 빈자리가 없다. 무엇을 낚고 있을까? 분명 "학공치"일꺼다
틀렸다. 겨울 전어(錢魚)를 낚고 있었다. 낚싯대 하나에 바늘이 10개나 달린 인조미끼를 바닷속에 던져 넣고
들었다, 놓았다 고패질을 몇번만 하면 한꺼번에 두마리, 세마리가 줄줄 낚여 올라 온다
자리 다툼도 없이 그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친구, 가족들과 같이 나눠 먹을려고
강추위와 거센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물밖으로 솟아 나오는 전어를 보며 즐거움을 토해내고 있었다
가을전어가 아닌 겨울 햇살에 눈부신 겨울전어를 망태기 가득 담아 내고 있었다
양지바른 한켠에서는 오전에 잡은 학공치를 썰어 소주를 마시는 사람도 있고 나들이 나온 관광객들은 신기한듯 바라보고
나는 멀리서 침을 삼킨다.
어제 모임에 가서 우리나라에서 두번 맛보기 힘든 굉장한 생선회(돌돔 50cm 급)을 배불리 먹었더니
먹돌이 아들이 생각나 미안해서 활어센타에 들러 산오징어와 숭어 한마리를 썰어 달라해서 도시락에 담아 왔다
집에 가져 오니 얼매나 잘 묵는지 더 많이 사올걸 하면서 맛있게 먹는 식구들 옆에서 소주 반병을 비웠다
<어느 낚시인의 손, 우리 어릴적에 겨울에 튼 손을 떠올리게 한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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