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URES

황령산 나비이야기

인수와 東根 2011. 9. 11. 16:49

비가 잠시 그친 오후

저 울타리 너머 가시덤풀 사이로 화려하고 커다란 나비가 살랑살랑 꽃을 찾아 날고 있다

"아~~! 저 예쁜 녀석을 카메라에 담고 싶다. 그런데 가까이 갈 수가 없다. 어짜노..."

나의 바디와 렌즈는 한계가 있어 내가 아무리 솜씨가 뛰어나도 어쩔 수 없는 현실 ㅎㅎ

 

 

가까이 갈 수도 없고 햇빛도 없다. 그러면 저 예쁜 녀석을 그저 바라 보고만 있어야 하나?

에라이 모르겠다. 사진이 나오든 안나오든 집에 가서 확인하고 구도고 뭐고 생각할 필요없이 마구 찍자~!!!

 

 

줄기에 잔가시가 많은 저 덩쿨식물에 보라색 꽃이 만발했다.

칡도 그렇고 덩쿨식물의 꽃은 보라색이 많은것 같다. 제발 멀리 날아가지 말고 여기시 계속 식사하거라

나는 너를 해챌려고 나타난 사람이 아닌거 알제?

 

 

렌즈 앞에 잎사귀가 가려서 손으로 치우다가 팔뚝이 긁히고

그 독한 풀모기가 욍욍 거리며 달려 든다. 포기해버릴까?

 

 

저 눔의 윗날개는 꼭 새의 깃털을 닮았네? 천적을 피하기 위한 과시용 같기도 하고...

어쨋든 아랫날개의 화려한 주황색과 어울어져 참말로 예쁘다

 

 

보라색, 푸른색, 주황색, 흐린 하늘...실제 내가 본 모습은 아름답기 그지 없었으나

실력 없는 내가 담아 오니 그 맛이 상당히 퇴색되어 버렸다 ㅎ 

 

 

아~~그 사이 한쪽 날개가 찢어진걸까? 불과 10초 사이에?

 

 

렌즈 앞에 잎사귀가 가려져 있어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나비야 날아가지 말고 오늘 하루 여기서 실큰 놀거라 마 ㅎㅎ

 

 

주위에는 아무소리도 안들린다. 비가 잠시 그친 틈을 타서 정신없이 먹이활동을 하는데

어디선가 같은 종류의 나비가 날아와서 구애를 하는지 서로 다투다가 함께 멀리 날아가 버렸다

아마 내가 가까이 있었더라면 나를 본 즉시 날아가버렸을텐데 오히려 멀리 있었더니 이렇게라도 포즈를 취해준것이 아닐까?

 

아름다움 모습 보여준 이 작은 생명에게 격려의 박수를~~!!

참, 그리고 숲길을 걷다가 내 발걸음에 놀라 훌쩍 뛰어 올라 날아가던 작은 배짱이가 거미줄에 정통으로 걸려 들었다

얼매나 미안한지...앞으로 숲에서 배짱이를 만나면 두고 두고 생각나겠네...

 

이렇게 추석4일 연휴 둘쨋날은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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