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연안여객터미널에서 해양대학교로 가는길에 공동어판장에 들러 보니 오전 11시가 조금 지났을뿐인데 갈매기만 잔잔히 날뿐
사람도 없고 조용했다. 옆에서 손자의 오줌을 누이는 식당 할머니가 있어 "할머니 요즘 목포에는 어떤 생선이 제철입니까?"하고 물어 보니
대뜸 "조기"라고 한다. 가끔 시내버스가 지나가는 도로가에는 노란 비닐을 씌어 놓은 조기상자들이 나란히 진열된 가게들이 대여섯 군데 있었고 저마다 자가용을 가지고 조기를 사러 온 중년의 부부들이 많았다.
하긴 젊은 부부들은 마트나 백화점에 가서 소량 포장을 사먹지 비린내 물씬하는 이곳에 올리가 있을까
이전까지 나는 조기는 그물로 담아서 잡는 줄 알았다. 유명한 남해나 부산 기장의 멸치 털이 처럼 조기를 털지는 않았으나 사진처럼
그물에 갖힌 조기는 그대로 얼음에 채워 대중소 선별장으로 실려가고 그물코에 걸린 조기를 떼어내기 위해 아주머니 아저씨들이 스무명 남짓
붙어서 작업하고 있었다. 옆에는 간식용 막걸리도 보였고 선주인지는 모르지만 젊은 부부가 작업을 감독하고 정신없이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었다
이날 전남지역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져 있어 고기를 떼어내는 일꾼들은 모두 지쳐 있었고 그물에 담겨진 조기와는 달리 그물코에 끼인 조기들은 특유의 노란 몸색깔을 잃은 듯했다. 조기는 추석이 지나고 겨울부터 다음해 2월까지 살이 단단해지는 시기가 기름지고 더 맛있단다
도로에서 제일 가깝게 진열된 상자가 90,000원 가게쪽으로 갈수록 가격이 올라가 15만원,
우리집 취향은 생선이 크면 클수록 중금속 오염 우려가 있어 크기가 작은 생선을 더 좋아한다. 그래서 9만원짜리를 두상자 주문했다
이쪽 고기상자들이 다들 급하게 선별하는 바람에 1마리에 5,000원이 넘는 20cm 이상급의 조기들이 많이 섞여 있다
이것으로 재래시장이나 마트에서 소량으로 포장해서 팔면 얼핏 40만원어치는 될것 같은데 잘못 계산한걸까?
생물들은 재고 계산하면 그렇게 팔아야 하는게 아닐까? 하긴 내가 물가 시세를 어떻게 아나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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