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아래 어느 계곡,
계곡을 따라 왕복으로 차가 두대만 다닐 수 있는길,
포장이 비교적 잘되어 있고 예쁘게 지어진 팬션, 토종닭, 오리백숙...음식점이 보이고
하지만 얼마 못가서 갑자기 뚝 끊어진길...바로 앞이 거대한 산이다. 등산로 조차 보이지 않은 거대한 삼각형의 산은
무성한 숲에 쌓여 있고 그 아래 텃밭에서는 옥수수가 영글어 가고 있었다
예전에는 들판의 강아지풀을 보고 어릴적 추억을 떠올리고
그것을 꺾어 카이저 수염을 붙이던 일, 씨앗을 손으로 훑어 친구의 머리에 뿌리고 달아나던 일만 했는데
팬션 옆에 제법 넓다란 밭에는 이름 모를 곡식이 자라고 내가 사진으로 담을려고 하면
전봇대와 전깃줄이 엉켜져 있어 싫었다. 그런데 강아지 풀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무엇인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곤충,
무당벌레도 아닌데 색감이 참 화려하다, 내가 좋아하는 주홍식의 자그만 벌레...
내가 사진 솜씨가 없어서 어떻게 아름다운 이 녀석을 예쁘게 담을 수 있을까?
새끼 손톱보다 작은 이 넘을 최선을 다해 담았지만 역시 촛점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휴지통으로 들어갈 사진이지만 소백산 아래서 만난 이 녀석을 여기에다 두고 오래 오래 친구로 남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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