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머문 팬션 담벼락에서 방금 탈피를 하고 휴식하고 있었던 곤충이었는데 자주 보았던 기억이 있다
내가 어떤 곤충인지 아직 공부를 하지 못했고 분명히 모기는 아니니까 징그럽게는 생각하지 말자 ㅎㅎ
날도래 무리를 모시목이라 한다. 모시목이란 어른벌레의 날개에 미세한 털이 빽빽하게 나 있는 벌레라는 의미인데, 영어로는 ‘캐디스 플라이caddice-fly’라고 부른다. ‘캐디스caddice’sms 털실의 일종이니 날도래를 우리말로 쉽게 풀어 보면 ‘털 뭉치를 달고 날아다니는 곤충’이라는 뜻이 된다.
날도래를 영어로는 ‘워터 모쓰water-moth'라고도 부른다. 즉 물속에 살고 있는 ‘물나방’이라는 것인데, 참 재미있는 표현이다. 차라리 우리도 ‘물나방’ 또는 ‘물나비’라는 표현을 썼다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가 있어 더 좋았으련만.
아무튼 그렇게 부르는 데는 또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계통학적으로 약 1억 년전, 날도래 무리는 고산지대의 습한 토양에 살고 있던 나비나 나방에서 분리되어 물속 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그들이 보여 주는 물속 생활은 오랜 시간 동안 발전시켜 온 진화의 역사를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환경의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 생존의 문제가 그들의 조상을 물속으로 들여보냈겠지만 말이다. 물속 생활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기술이 수반되어야 한다. 신체적으로나 생활양식 및 행동 방식이 환경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수많은 과정을 거치게 마련이다.
날도래는 기본적으로 수서곤충이다. 대다수의 애벌레 종류는 실을 토해 내어 특별한 집을 만들고 물속에서 살고 있다. 애벌레가 살고 있는 장소에 따라 집을 짓는 재료와 보통은 원통은 집 모양도 종에 따라 사각형, 꽃병형 등 각기 다르게 결정된다. 그래서 집의 형태만 보고도 종을 구별할 수가 있고 또한 집 모양이 각기 서로 다른 것은 적으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해서 매우 중요하다고 연구자들은 말한다.
애벌레의 집 외부는 소박하고 꾸밈이 없을 뿐만 아니라, 내부도 별장식 없이 부드러운 비단실로 감싸여 있다. 그리고 집 앞뒤에는 크고 작은 두 개의 출입구가 있다. 자류로이 집 속으로 흘러들게 만들어 벽에 곰팡이가 끼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다. 애벌레는 몸을 진통시켜 집 속으로 물을 끌어들여 변형된 아가미로 물속의 산소를 들이마시는 호흡 방법을 쓰고 있다. 이렇게 그들의 집은 공기조절장치, 또 수온의 변화에 따른 난방장치를 비롯하여 사생활의 비밀을 지켜 가며 적으로부터 몸을 숨길 수 있는 안전하고 훌륭한 요새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 이만저만한 실용적인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도 날도래 무리는 대부분이 산악 지방의 숲 속을 흐르는 계속의 맑고 신선한 차디찬 물속의 돌 틈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물속 생활의 선도자인 하루살이, 강도래가 거의 살지 않는 늪이나 습지에도 살고 있다는 점으로 보아 날도래는 지금도 대단히 번성하고 있는 곤충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