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URES

잠자리

인수와 東根 2014. 8. 16. 09:57

세상에서 제일 미워하는 사람을

산속에서 일대일로 딱 마추쳤다하면

그 기분이 어떠할까?


중국에서 전해오는 이야기를 어렴풋이 기억하면

"복수는 서두르지 않으며 반드시 해야 한다'

는 말이 있던데

복수조차 할 수 없었던 내게는 버거운 상대,


상대는 나만큼 나를 미워하지 않고

기억조차도 하지 않을지도 모르고

나는 잊기 힘든 치욕을 맛보았다 하면

그 느낌 정말 더러울거다


언젠가 산길을 걷다

혹시 그 넘도 산을 좋아해서 산에서 만난다면

따끔하게 한마디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적이 있다

그 당시 나로선 정당했고

그 사람 역시 옳바른 판단이었다고 생각했겠지

그러니 미워하면 머하겠노

지금 우리는 서로 각자의 위치에서

무난히 잘 살고 있는데 뭐


다음 날

출근하자마자 문자 메시지를 간단히 보냈다

"귀경 잘 하셨죠?, 참 인연 묘하네요

어짜등가 건강하시고요..." 하고 나니

그쪽에서도 곧장 답변이 왔다

언제 그런일이 있었냐는듯이 평범한 인삿말,

그걸고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그래 잊어버리자


우린 악연도 아니었고

내가 선택한 나의 판단의 결과일뿐

그리고 그것은 내 삶에 아무런 변화도 주지 않았던

작은 시빗거리였던것 같다


그런데 내가 왜 그토록 미워했던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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