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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을 갔었는데...

인수와 東根 2014. 1. 9. 20:45

지난 일요일 눈구경이 하고 싶어

06:00에 일어나 평소 산행때 챙기지 않았던

스틱, 아이젠, 장갑, 귀마게달린 모자를 가방이 꾸역꾸역 담고 나섰다

아무도 날 기다려주지 않았지만...

 

집근처에는 당일 관광버스 출발지가 있어

아침 일찍 나가면 여러대의 관광버스(그래도 산악회라는 이름은 갖고 있다) 중에서

맘대로 골라 탈 수가 있다.

물론 이 버스들도 예약손님을 받고 있지만 자리는 항상 여유가 있어

나처럼 갑자기 무등산, 태백산, 소백산, 지리산, 덕유산으로 가고 싶은 사람은

예약없이도 쉽게 당일 회비만 내고 탈 수 있는것이다

 

그날 내가 탄 버스는

토요일에도 덕유산을 다녀 왔었고

일요일은 그날도 덕유산을 간다고 했다

그 버스기사는 남편

총무는 부인이었는데 몇년전 태백산에 갔을 때도 이 버스를 탄것 같았다

부산에서 07:30에 출발한 버스는

무주리조트에 도착했을 때 11시가 조금 못되었고

곤도라 탑승권을 구입하니 대기번호가 자그마치 6400번

전광판에는 3000번이 대기라인에 줄지어 서 있었는데

대기번호 100번 줄어드는데만 20분정도가 걸렸다

다행히 날씨가 춥지 않아 몇시간을 기다리더라도

곤도라를 타고 향적봉에 가서 눈꽃을 구경하리라 맘 먹었다

 

한시간남짓 기다렸을까? 그래도 대기번호는 3600번, 아~~~~난감

사람들은 구름같이 몰려 들어 도시락을 먹거나 술을 마시고 있고

추억의 동전치기를 하는 사람, 식당에서 엎드려 눈을 감고 체념하며 기다리는 사람들

...

이윽고 우리가 타고 온 버스의 산행대장이란 일일회원들을 불러 모아 한다는 말이

"여기서 3시간을 기다렸다가 곤도라를 타고 올라가면 하산하는 시간이 촉박해서

오늘은 포기하고 삼공리쪽으로 가서 중간지점의 절까지만 걷다가 옵시다" 한다

이런 ㅠㅠ

성질급한 한 회원이

"내는 절대 그리 몬하요, 세시간이든 네시간이든 기다렸다가

향적봉으로 해서 삼공리주차장, 무주구천동계곡으로 하산할테니 버스 떠나지 말고 기다리소' 하니

분위기가 꽤나 썰렁해진다

 

아~~~~ 이 버스 주인은 장삿속을 너무 챙기는것이 아닌가?

45인승 버스, 일인당 회비 28,000원에 20명만 타도 손익분기점을 훨씬 넘기는 장사아닌가?

산악회라는 간판을 걸고 산행안내를 저렇게 성의없이 하는 바람에

부산에서 무주리조트까지 와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가?

 

나는 투정이나 항의를 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음을 알고

그냥 무주구천동계곡의 얼음과 내린지 오래되어 거무틔틔한 눈밭을 조금 보고 돌아 왔다

삼공리주차장과 사찰로 향하는 길에서

아이젠을 일찍 벗어 버린 산행객들이 미끄러져 넘어지는것을 수 없이 보았고

어떤 여성회원은 넘어지면서 손목을 다쳤는지 붕대를 감고 친구의 부축을 받고 내려 오고 있었다

짜증나서 사진도 찍기 싫었다 ㅎㅎ

 

휴일에는 절대 유명 눈꽃산행지에 가지 말자

특히 곤도라가 있는 덕유산은 노노

태백산은 축제가 겹쳐 사람이 많은 탓에 등산로에서 사람들로 정체되어 무지 춥다

갈려면 지리산이 낫지 않을까?

왜냐면 산행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은 안오니깐^^

아이젠은 서둘러 벗지 마라, 아스팔트 주차장이 보일때까지 착용하자.

 

담에는 민주지산으로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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