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R

겨울의 만리장성

인수와 東根 2013. 12. 4. 22:18

중국,

넓디 넓은 대륙의 땅덩이에

수많은 불가사의한 역사가 잠들어 있고

그 유물들이 살아 숨쉬는 듯한 곳

 

삼국지를 읽으며 그 역사적 배경을 내 나름대로 그려내

한없는 신비에 사로잡혔던 나라

 

이번에는 내가 원해서가 아니라

일행들 다수의 뜻에 따라 만리장성에 올랐다

그동안 직접 가 보지 않고서는

남의 이야기를 듣기만 하고는 그 성(城)의 길이가 얼마나되는지

얼마나 높은 곳에 세워졌는지 머리속에 남은것은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급격히 몰아닥친 한파에 옷을 두껍게 입고 케이블카 승강장에 줄을 섰다

 

한국에서 베이징 페키지 여행을 선택하면

어느 관광회사나 똑 같이 만리장성을 코스에 반드시 포함시키지만

만리장성을 오르는 방법은 조금씩 다른걸까?

베이징이 위도상으로 부산보다 한참이나 높은 지역이라

우리는 미리 겨울옷을 두툼이 입고 베이징 근교의 숙소에서 두시간 가량 버스를 타고 도착했다

매표소 전경이다. 관광객들이 붐빌것을 대비해서 일찍 도착하였더니

소문과는 달리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다

 

 

난 이 사람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했다

옷 하나를 두고 교대근무자들이 다 같이 입는것인지는 모르지만

5성급 호텔의 도어맨도 그랬고 이 사람도 옷이 맞질 않아

평소 웃음이 많은 내가 이 모습을 보고 어떠했겠는가 ㅎㅎ

하긴 이 사람의 눈에는 내가 이상한 사람으로 보일지 모르지

나 혼자 구석에서 실큰 웃고 사진을 찍기로 했다

물론 나의 일행을 앞에다 세워두고

포커스를 이 사람에 맞춰 몰카로 찍었다

이것도 중국의 문화이니 내가 웃으면 안되겠지?

그래도 전세계에서 찾아 오는 관광객들이 넘쳐 날텐데 쫌 그럿타 ㅎㅎ

 

 

음식점이 있는 대형주차장에서 도보로 오르면 될텐데

대부분 사람들이 케이블카를 이용한다.

그런데 이 케이블카는 사람들 앞에서 멈춰서질 않고 회전하는 상태에서

승차해야 한다. 나이 든 관광객들이 서둘러 승차하지 못하고 버벅거리면

옆에 서 있는 건장한 안내원이 짜증을 낸다

"우씨 추어 죽겠는데 빨리 안타고 머해" 하는 듯 하다

위험하다. 부모님 효도관광시켜드린다고 같이 온 아들, 딸, 며느리들은 조심해야할것 같다

 

 

이 케이블카의 전면유리는 플라스틱 재질인지

이동중에 사진을 찍을려면 투명하질 못해 사진이 완전히 못쓸 정도로 흐리다

그리고 아래에서 사람들이 승차를 할 때면 중간지점에서 멈춰 서 있어야 한다

제법 스릴도 있지만 덕유산의 곤돌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높이나 주변 풍경에서 못 따라간다

 

 

만리장성은 겨울에는 볼품이 없다

주변의 산들도 앙상한 가지의 나무들만 듬성듬성 있을 뿐

만리장성 전체를 며칠에 걸려 걸으며 완주할 생각이 없이

바쁜 일정에 쫒기어 잠시 볼거라면 차라리 수원의 화성이 백배 낫지 않을까?

베이징도 그렇지만

산위에 올라와도 뿌연 스모그가 있어 주변이 온통 뿌옇다

그런데 이 사진은 용케 푸른 하늘이 나왔네?

우리나라 386세대 사람들 중에

산에 나무 한그루도 안심어 본 사람이 있을까?

그 당시에는 식목일에 모두가 뒷산에 올라가 나무를 심었던 일이 있을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누구나 산을 오르고 푸른숲에 즐거워 하지 않은가?

베이징은 넓은 평원지대라 산에 시내 중심에서는 눈을 씻고 봐도 산이 없어

행여 산행을 할려면 두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가야할것 같다

그리고 산은 나무가 그리 많아 보이지도 않고...

 

 

휴지통에는 담배를 터는 공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연표시가 있었지만 관광객들 중에 몇몇 끽연가들이 그 휴지통 곁에서 담배를 피우자

아래 노란 완장찬 아저씨-

이 공원을 관리하는 사람 같은데 슬금슬금 다가와 알아 듣지도 못한 말로

담뱃불 끄란다. 괜히 이국땅에서 공포의 중국공안(公安)에게라도 연행되는 날엔 ㅠㅠ

그런데 그런데~~~~

만리장성에서 대충 사진을 찍고 왔던 자리로 되돌아 오니

저 사람이 완장 떼고 휴지통 옆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아까 그 완장 찬 사람이 아닐끼다"

"맞따, 절 마 완죤 또라이 아이가 ㅎㅎ"

대부분 사람들이 시커멓고 헝클어진 머리카락이라 그 사람이 그 사람 같고

참 말로 우낀데이 ㅎㅎ

한국 관광객인듯한 할아버지는 밋밋한 만리장성을 걷는것이 재미가 없었는지

추운 날씨에 휴지통이 있는 양지바른곳에서 담배 하나 필려다가

시커멓게 생긴 저 얼룩무늬 아저씨에서 혼날 뻔 했다

 

 

 

 

 

 

내가 베이징에서의 여행은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세계적인 유명관광지라 여러 나라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는

남몰래 갖고 있었다. 오전 햇살에 흩날리는 금발의 미녀들도 기대했지만

눈매가 무서운 그래도 전체적인 분위기가 세련된 서양아즘마들이 눈에 확 들어 온다

내가 다가가 뜬금없이 사진 한방 같이 찍자하면

우리나라 사람의 정서로서는 선뜻 이해가 될까? 하며 몰카로 그냥 담았다

 

 

 

 

 

 

지금 나는 다시 중국여행을 가라하면

딱 한군데만 가고 싶다. 진시황 무덤속의 병마 용 갱을 보고 싶다

광활한 미지의 땅, 황산의 깊고 오묘한 산세의 자연환경이 궁금하지만

중국음식의 기름, 향신료를 생각하면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다

 

사람은 같지만

문화는 다르다

중국은 중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임에 자부심을 느껴야 하는데

실상도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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