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TV에서만 보아왔고
이야기만 들었던 베이징의 먹자골목(거리) 왕푸징(왕부정)거리를 다녀 왔다
중국의 요리(식재료)는 다양하기로 소문나 이루다 말할 수 없으며
음식에 대한 소감은 각각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니
오직 나 자신만의 생각을 내 방식대로 이야기해 볼까 한다
여기서 분명히 말하고자 하는것은 결코 중국인들의 식성을 폄하하고자 하는 의도는 전혀 없으며
여기의 먹거리들은 외국관광객들이 호기심에서 한번쯤 맛을 보고 가는것이고
우리나라의 먹자골목 간식들은 집 주변에서도 그리 어렵지 않게 먹는것들임을 보면
베이징의 왕푸징거리는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한것 같다.
내가 중국어를 전혀 못하기 때문에 -
아니다. 한마디는 할 줄 안다(오줌이 억수로 마려운데 화장실이 어디에요? 를 중국어로 하면
"어따쉬샤?" 라는것쯤은 안다. 큰볼일을 보고 싶으면 얼굴을 찌푸리고 다시 한번 "어따뚱샤 ㅠㅠ" 이렇게 하면 된다는것도 안다
얼핏 간판의 글자로 보아 우리나라 한자의 벌레 : 충字와 비슷한것으로 짐작하니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먹지 않은 간식거리를 파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바닷속 해마, 사막의 전갈, 도마뱀...
입구에 들어서자 곧바로 나타난 전갈은 양식한것으로 보이는데
대나무 꼬지로 살짝 끼워 세마리에 20위안,
환율이 1위안=한화 175원 정도였으니
전갈 한마리가 1,500원인셈이다.
내가 주문을 하자 진열대 안쪽에서 금새 튀겨준다.
튀김기름을 확인할 수 없지만 모든 가게가 다 그런것은 아니고
대부분이 개방된 가게였다. 역시 향신로 같은것을 뿌려주는데
그맛 때문에 전갈 고유의 맛은 느낄 수가 없었다. 근데 내가 그전에 전갈을 먹어 보긴 했나?
메뚜기맛? 게맛? ㅎㅎ
이것은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지네인데
살아 움직이지는 않았다. 그 골목을 구경하는 동안 이 넘을 사 먹는 사람은 한번도 보질 못했다
대륙의 땅덩어리만큼 지네의 크기가 장난아니다. 난 절대 못 먹는다 ㅎㅎ
신기한 먹거리들이 많아 두리번거리며 걷다가 보니
헐? 이건 내가 조금전에 먹었던 그 전갈이 아니었다. 크기도 몇배나 더 크고
색깔이 검어 무지 징그러워 보인다. 저 녀석들은 튀긴다 해도 입안에 넣고 씹으면
아마 뱃속에서 무엇인가 툭툭 튀어 나올것만 같다. 아~~놔~~~ㅠㅠ
옆에 있는 메뚜기 녀석들도 덩달아 징그럽게 보인다
어릴적 메뚜기를 무척 많이 먹었지만 이건 아니다 ㅎㅎ
아~~~이건
우리나라 꽃뱀(유혈목이, 까치독사) 같은데 누가 저 간식을 먹을까?
아무리 기다려도 사먹는 사람이 없다. 아마 오래 진열된 듯 청결해 보이지도 않고 ㅎㅎ
옆에 왕거미를 보라.
거의 어른 주먹크기다 숲에서 저런 녀석들을 만나며 다리가 얼어붙을것만 같다
뱃속이 이글거린다 안그래도 점심식사는 고추장이 바닥나버려 기름기 많은 음식을 겨우 먹고 나왔는데 ㅠ
이건 비둘기 같아 보인다
난 비둘기조림은 먹어 본 적이 있어 제법 맛있게 보인다
점심 식사를 한뒤라 여러가지를 다 맛볼 수는 없었다
아마 저 녀석도 구워 주면서 향신료가루를 뿌려 주겠지?
그럼 난 패스~~ ㅎㅎ
아쿠아리움 수족관에서는 해마가 귀여움을 독차지 하는데
여기서는 저렇게 간식거리로 팔리고 있었다
짐작으로는 중국국민들은 대부분 저런 것들을 먹지 않지만
자국 관광객들과 외국인들을 위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한 간식거리일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에는 없으니 신기하지 않은가
저런 저런 불가사리를 먹어?
두마리 10위안이면 2천원? ㅎㅎ
어라 어라 그 옆에 도마뱀 말린것도 보이네?
원래 맛은 괜찮아 보이지만 웬지 말린지 오래된것 같이
뿌연 먼지가 앉은것처럼 보인다. 절대 못 먹는다 난 ㅎㅎ
이 녀석들은 모두 살아 움직인다
대나무 꼬챙이를 절묘하게 끼워 아주 싱싱하다. 꼬리 끝에 독침이 선명하다.
이걸 먹는 아가씨들도 제법 보았던것 같다. 들고 다니면서 태연히 먹는것으로 보아
한국 아가씨들은 아닐것이다
순대국밥에 들어가는 천엽 같아 보이는데
저것을 주문하면 국물을 부어 준다. 당연히 고추가루 대신에
향신료 같은 것을 뿌려 주고...
많은 사람들이 저걸 들고 다니며 먹으며 거리를 구경하고 있어
단연 인기 간식거리인것 같았다
에라 모르겠다
이 전갈은 도저히 먹을 수 없지만
접사로 크게 찍어 왔다. 저 빨간 가루가 맛을 좌우하는것 같았다
여름날 아침에 가로수 나무아래에서 흔히 보았던 매미 번데기 같기도 한데
먹는 사람은 보질 못했다. 하이틴 소녀들이 전갈튀김을 아무런 표정없이 손에 들고
먹어 가면서 거리를 지나다니는 모습을 보고 사진도 찍고 싶었지만
그들의 눈에는 내가 더 신기한 이방인으로 보여질까봐
그들을 향해 엄지 손가락을 추켜 세워주고 웃고 말았다
요건 참새구이인데
초벌구이를 진열해 놓았다가 주문하면
철판에다 다시 한번 구워준다. 내가 말하지도 않았는데
향신료를 듬뿍 뿌리길래 반품하고 다시 해 달라고 했다
어릴적 참새구이를 많이 먹었던 추억이 있어
저 한접시에 우리돈 4,000원 가량을 주고 일행들이 골고루 나눠 먹었다
그 골목 끝에는 과일 노점상이 있었는데
한국 관광객들을 많이 상대한 노련한 아줌마가
맛뵈기 과일을 건넨다. 아기 주먹만한 대추가 맛나 보여
4.000원어치를 샀는데 단맛과 육질이 뛰어났었다
뭐니뭐니 해도 부산 남포동의 먹자골목이 최고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