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URES

두꺼비를 만났다

인수와 東根 2013. 7. 26. 21:33

산행 중간지점에서 강한 소나기를 만나

배낭의 레인카바가 있었지만 카메라가 젖을까봐 서둘러 하산하는데

곧바로 햇빛이 쨍쨍 내려 쬔다. 옷도 다 젖었고 이거 어떡하지? 다시 올라가? ㅎㅎ

 

저 먼발치에서는 계곡을 찾아 오는 가족단위의 물놀이객들이 몰려 드는데

땀과 비에 젖은 몸뚱아리를 계곡물에 담그고 싶었지만

불덩이 같은 날씨에도 하산 ㅠ

 

그런데...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노랑망태버섯을 기대하면서 두리번 거리며 내려 오는데

저 멀리 낙엽더미가 움직인다. 무얼까? 살금살금 다가가니

두꺼비다. 두꺼비.

아~~~난감.

비에 젖을까봐 배낭 깊숙히 넣어 둔 카메라를 꺼내면 달아나버릴것 같고

렌즈를 마운트할 때쯤이면 벌써 숲으로 사라질텐데 어떡하지?

스맛폰 밧데리는 딸랑딸랑 ㅠ

 

내가 살금살금 다가가니 나를 한참이나 바라보다가 얼굴을 돌려

그늘진곳으로 엉금엉금 기어가는데

두꺼비 피부에 독이 있다는 기억이 떠올라 작은 막대기로 길을 막고

스맛폰 카메라를 들이 대었다. 입으로 껌뻑껌뻑 공격하는 시늉을 하더니 다시 갈길을 간다

그래 아주 가까이서 널 보았으니 이제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어서 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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