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도(金鰲島)는 금빛 자라를 닮았다 하여 이름 붙은 섬이다. 여수 앞바다를 수놓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섬들 중에서도 특히 때 묻지 않은 자연을 간직한 곳으로 알려졌는데 그 연유는 이렇다. 예로부터 궁궐을 짓거나 보수할 때 쓰이는 황장목이 나는 곳으로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민간인들의 출입이 금지된 섬이었던 것. 덕분에 원시림이 잘 보존될 수 있었고 섬이 검게 보일 정도로 숲이 우거졌다고 해서 '거무섬'으로도 불렸다고 한다. 임금의 관을 짤 때도 이곳의 나무를 썼다고 하니 그 명성이 높았을 만하다. 당시만큼은 아니겠지만 금오도는 여전히 사시사철 울창한 숲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한겨울에도 색을 잃지 않은 소나무와 야생화를 비롯한 갖가지 초목들이 생생한 생명의 기운을 내뿜고 있다. 울창한 숲과 밭을 따라 얼마나 걸었을까. 머리 위로 드리워진 숲이 서서히 걷히는가 싶더니 드디어 바닷가 비렁길이 모습을 드러냈다."[인용글]
부산에서 여수까지 갈려면
전날밤에 준비물을 다 챙겨 놓았다 해도 새벽 05:30에 일어나
씻고 밥먹고 출발지까지 가면 07:00, 고속도로와 뱃길을 달려 현지 여천 여객터미널에 도착하니 11:30, 하루코스로는 벅차다
나에겐 썩 매력있는 탐방지는 아니지만 1막 2일은 해야하나 썩 엄두가 나지 않은 곳이라
타 산악회버스에 거금 40,000원을 주고 동승하게 되었다
비좁은 버스 공간에서 장시간 이동하는것은 나에게 너무나 큰 불편한 시간이지만(롱다리니깐 ㅋ)
내 승용차로 가기에도 꽤나 먼거리. 어쨋든 내가 섬여행을 좋아하다보니 따라 나섰다
가랑비를 맞으며 섬에 도착하니 주변은 남해안 어떤 섬이나 다를게 없다
비탈진 언덕의 밭에서는 온통 머위나물과 방풍나물 재배지가 있고 작은 식당들 몇개,
산행로 입구까지 아스팔트를 울긋불긋 43명의 회원들이 걷고 있으니 저만치 달려 오는 승합차 하나가
신경질적으로 경적을 울리고 지나간다. 욕을 하고 싶을 정도로 길게 크게...현지주민인지 모르지만 인상 팍 구겼다.
우산을 펼쳐 들고 배낭은 레인커버로 보호하니 카메라를 꺼내기가 싫다.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고 싶은 풍경도 없다
등산로 주변에는 비 맞은 제비꽃들이 만발하고 걸은지 10분도 되질 않아 사람들의 숨소리가 가빠진다
비렁길 주변에는 온통 "농작물 채취금지"라는 팻말이 보인다
수많은 관광객들, 산행인들이 얼마나 그들의 농작물을 훼손했는지는 모르지만
그 많은 밭에서 경작하다 보면 씨앗이 날아가 등산로 주변에서도 자생하는 머위나물이 많을것 같은데
그 주민들은 그 섬에서 한줄기의 나물채취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경고 같이 보인다. 정이 안간다.
여객터미널주변에 나와 있는 할머니들에게서 방풍나물 5,000원어치만 사도 도시에서 보다 5배가량 싸 보인다.
대부산(382m) 정상으로 가는 도중에 큰바위지점에는 가랑비로 인해 안개가 자욱해서 다도해 풍경은 볼 수가 없지만
오랜만에 보는 해무는 제법 운치가 있었다. 바위 틈틈히 중풍, 암에 좋다는(?) 풀이 있었지만 채취하는 사람들이 없어서 그런지
많이 있고 야생화들은 홀아비잔대와 제비꽃이 많았다.
여천여객터미널에서 직포마을까지 5시간 가량 걸으며 대부산까지는 산길을 나머지는 비렁길을 걸었는데
섬에서 나오는 배시간에 맞추다 보니 시간이 촉박하여 산속 정자에서 급하게 점심을 먹고 심지어 걸어가면서 사진을 찍는 사람이 많았다
하긴 똑딱이카메라는 한손으로 들고 그냥 눌러대기만 해도 쨍한 사진이 나오니 상관없겠지만 ㅎㅎ
두포마을에 다다르자 유채꽃밭이 나왔다. 이곳 주민들은 관광객들에게 경계심을 가지고 있는것 같았다
그 전에 얼마나 많은 농작물(머위, 방풍나물)을 도단 당했으면 곳곳이 경고 간판을 세워 놓았을까, 저 유채밭에 들어가 사진이라도
찍다간 농작물 훼손으로 야단 맞을까 걱정이 되어 줄곧 앞만 보고 걸었다 ㅎㅎ
트래킹 종착지점에서 여객선터미널까지 버스로 이동하는데 그 버스에는 아저씨가 운전을하는 사장이고
그의 아내가 요금을 받고 손님들을 태우고 내리는 안내양 역활을 했는데 70년에 추억이 되살아나 재밋는 풍경이었다
그것은 우스꽝스런 남도사투리 때문이었었까?
우리가 승차한 마을 이름이 직포였는데 그곳에서 정원 25명의 버스안에 우리회원 40명가량에다 이미 타고 있던 승객이 10명남짓해
버스안은 콩나물시루 같았고 그 안에서 버스 안내양이 티비에서만 보던 남도사투리로
"직포 내리세유~~~~"
"직포 내리세여라~~~~~!!!"
버스 안은 사람들의 비에젖은 등산복에서 나오는 습기와 열기로 갑갑했고
안내양의 목소리는 잘 알아 듣지도 못해 아무런 대답이 없자 아줌마 안내양은 더 큰소리로 말햇다
"지퍼 내리세요~~!! 지퍼 내려유~~~!!"
버스는 비좁아 발디딜 틈이 없어 짜증나고 옆사람의 배낭에 내 어깨가 짓눌려 만사가 귀찮은데
자꾸 소리친다 "지퍼 내려유~~~~! 지포 내릴사람 나와유~~!!"
나는 참을 수 없어 이렇게 외치고 싶었다
"아줌마~~~~!!!"
"내는 오줌 안마렵꺼등요, 지퍼내릴일 없거등요~~~!!!!!!" (맘 속으로)
재미없는 코스였기 때문일까?
아니면 비좁은 버스를 타고 장거리 이동을 한 탓인가?
지금 나의 다리는 천근만근 같다. 평소와 전혀 다르다. 작년에 청산도, 거금도
올해는 금오도를 갔다왔다 티비에 인터넷에 알려진것에 크게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가보지 않으면 항상 맘에 걸리는것이 여행이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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