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길을 3시간 걸었다
다른 산과 달리 상수원보호구역이 있고
어떤 회사의 사유지 산이라는 팻말도 크게 씌어 있고
평소 보았던 계곡의 바위들과는 달리 준설공사를 한것인지
바위들이 다들 누런 색이고 이끼도 나무도 없는 곳
하지만 물은 쉼없이 흐르고 가끔 보이는 농장과 오리고기를 파는 음식점이 있고
차도 거의 다니지 않는 시멘트 포장도로로 허리굽은 할머니가 나무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걸어가는 풍경
개울물에서 목욕을 하는 산새
햇살을 잔뜩 받고 있는 산수유
양지꽃, 현호색, 제비꽃, 별꽃, 복수초, 개나리, 진달래, 노루귀, 산괴불주머니, 광대나눌
짚차를 타고 출사 온 두 젊은이가 예쁜 꽃을 찾아 헤매고
산속 풍경과 어울리지 않은 새댁이 진돗개 같은 개를 데리고 길을 나서는 풍경
내가 양지꽃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는데 느낌이 이상해서 얼굴을 돌리니
커다란 개가 바로 내곁에 있다. 짜아식 놀랫다 아이가 ㅎㅎ
산길을 달리는 RV 승용차에는 스님이 보이고
혼자 산행을 즐기면서 나에게 지리는 묻는 아저씨
갓길에 검은 대형세단을 세워두고 그 옆에서 손톱을 정리하고 있는 느끼한 아저씨
50대 후반의 부부 산행객
그 속으로 나는 두리번 거리면서 한가로이 자연을 음미하며 걸어 갔다
2013년 3월 네째주. 경북 소재의 산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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