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OWERS

올해 첫 변산바람꽃

인수와 東根 2013. 2. 16. 18:13

2013.02.16 토요일 오전 10:30 울산 인근 야산

 

보름전부터 손꼽아 기다리던 야생화구경을 가보니

벌써 텃밭 옆의 주차장에는 대구, 부산, 울산 차들이 즐비하다

50명 남짓한 4~50대 아줌마 아저씨 사진동호인들이 낙엽더미위에 다들 쭈그리고 엎드려

손톱만한 야생화에게 다들 절을 하는듯 일서섰다 쪼그렸다 엎드렸다ㅎㅎ

 

양지바른곳에 무덤하나가 있고 등산로 같은 길이 하나 있지만

사람들 발길이 뜸한 곳이라 아직도 낙엽이 수북하다.

입구에서 부터 며칠전 누군가 다녀 간 곳인지 두어송이 핀 변산바람꽃 주변은

낙엽이 잘 정리되어 있고 낙엽더미를 헤치며 꽃을 찾기 귀찮은 듯 한 몇사람이 엎드려

멋진 작품을 담기 위해 여념이 없다

사방을 둘러보니 참나무 낙엽이 수북하고 경사지고 비탈진 지형에다 작은 돌들이 많고

군데군데 차디 찬 겨울을 이겨내고 하얀드레스를 입은 수줍은 아가씨처럼 꽃들이 피어 있었다

 

나도 한켠에서 최대한 햇살을 많이 받고 있는 꽃이 있는곳에 가방을 내려 놓았다

100% 햇살을 받고 꽃잎이 하나도 시들지 않는 꽃을 찾을려다가 그냥 엎드렸다 쭈그렸다하고 있는데

누군가 등뒤에서 잔소리를 한다

"최대한 몸을 낮춰야 합니다

반사판으로 빛을 비춰줘야 합니다

....@@@##$$%%^^&****** " 접사를 전문으로 한다는 사람인데

이렇게 중얼거리고 있다

 

우씨~~~!!!!

"나에겐 그런 말 할 필요 없거든요.

난 작가가 아니랍니다. 아저씨나 그렇게 하세요

난 그저 야생화 구경만 하면 되니까요" 난 이렇게 속으로 대답했다

 

그렇다 나는 작가가 아니다. 되고 싶은 생각도 없고

그렇게 예쁘게 멋지게 찍을 실력도 여건도 안된다. 그저 자연의 신비함을 맛보고

그것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있고 그래서 자연의 소중함을 재인식시켜 드리고 싶은 맘뿐.

나도 그들 무리에서 웅크리다가 갓 올라 오는 복수초를 짓밟고는 흠칫 놀라

사진을 더 이상 찍기가 싫어졌다.

하긴 저 수많은 변산바람꽃이 나와 많은 사람들에게 밟혀 죽는 녀석들이 얼마나 많을까

나도 환경을 파괴한 사람으로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겟노 ㅠ

 

다른 사람들의 예쁜 작품들을 수없이 많이 보아왔다

햇살을 잔뜩 머금은 꽃이라든지

꽃이 정중앙에 있질 않고 한귀퉁이에 구도를 잡고

뒷배경을 깔끔하게 처리하여 꽃을 돋보이게 찍은 사진들

난 그걸 알면서도 그렇게 잘 안된다 ㅎㅎ

사진에 대한 열정이 없기 때문이고 그래서 공부나 연습을 안하기 때문이지...

 

해마다 느끼는것은 이른 봄의 야생화는 이런 곳에 피어 있었다

 

1. 남쪽의 바닷바람을 맞는 곳

2. 양지 바른 곳

3. 주변의 작은 계곡이라도 물기가 있는 곳

4. 참나무 도토리나무 등과 같이 주변의 활엽수가 있어서 그 낙엽이 이불 역활을 해서

   낮에 받았던 태양의 온기를 어느 정도 보존해 줄 수 있는 곳

5. 그곳에 산짐승(노루, 고라니)의 배설물이 있어서 씨앗의 번식이 좋은 곳 

6. 이것은 아직 확인하기 어려우나 대부분 그 지형에 잔돌이 많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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