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OWERS

올해 첫 복수초(영원한 행복)

인수와 東根 2013. 2. 3. 22:38

그리고 슬픈추억이라는 동양과 서양의 정반대 꽃말을 가진...

 

올해도 2월말을 손꼽아 기다리다

결국 참지 못해 2013.02.03 일요일, 흐림(저녁에 비 예보), 장소 : 울산지역 야산

다른 산행 약속을 내팽개치고 평소 점찍어 두었던 세곳중에서 나의 직감으로 제일 양지 바른곳을 찾아 봄꽃을 만나러 갔다

이제 슬슬 야생화를 훼손하는 무분별한 사진동호인들의 이야기들이 들려 오기 시작한것도

나를 들썩이게 한 이유이고...

 

산아래에 도착하자 작년에 딱 한번 다녀 갔던 곳인데 너무나 눈에 익숙한 듯 하다

큰 다리의 교각아래에다 주차를 하고

내가 3주나 서둘러 찾아 왔으니 꽃이 필리는 만무하고

작년의 그 장소나 확인하고 가벼운 산행이나 해야지 하면서 개울을 건너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의 블로그 친구가 강원도지역에서 복수초를 만났다고 했으니

성질 급한 아이들, 성장이 빠른 아이들 몇 녀석들이 낙엽사이를 뚫고 피어 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마을은 익숙하고 개울도 너무나 익숙한데

산새는 너무 낯선 느낌이다. 이리저리 두리번 거리다가

머리만한 바위가 땅속에 묻혀 있는 저곳, 작년에 저곳은 현호색 군락지였음을 알아채고

다시 무덤쪽으로 향했다. 내가 처음 복수초를 만났던 그 무덤 그 비석이 있었지만 무덤 주변은 깔끔히 정리된 상태였고

그곳에서 5분쯤 올라가가 오른쪽 비탈진 평지를 보면 계란 노른자보다 더 진노란 복수초가 만발하였던 곳,

그곳은 전혀 낯설고 어딘지 알수가 없었다.

 

사람들이 산행를 거의 안한것 처럼 낙엽으로 수북한 등산로는 희미해서

능선까지 올라가는 길을 찾을 수가 없었다. 결국 낙엽더미를 밟고 내려오다 낙엽아래서 녹은 땅이 미끄러워

그만 엉덩방아를 찧었다. 배낭도 바지도 흙투성이 ㅎㅎ

 

흙을 대충 털고 설쉬고 다시 오면 낙엽더미 위로 노랗게 핀 꽃들이 쉽게 눈에 띄어 그곳을 찾기가 쉬울거야 하는데

왼쪽으로 돌무너미 마른 계곡이 보였다. 맞다 양지바른 이곳이었지...

살금살금 내려가면서 혹시 낙엽속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을 노루귀가 있지 않을까 조심조심...

저 먼발치에 엄지 손톱보다 작은 꽃망울이 보인다. 아직 입을 열지 못하고 얼굴만 내민 녀석,

반갑다...내가 너의 얼굴만 보고 털끝도 하나 다치지 않게 할께

(사진들의 앵글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나는 절대 엎드리지 않았다 ㅎㅎ)

 

사람은 예쁘게 찍기 위해 옷도 입고 화장도 하지만

이불같은 주변의 낙엽도 건드리지 않고 너의 얼굴을 누르고 있는 죽은 마른가지만 치워내고

조심스럽게 내 추억에 담고 갈께. 그리고 설 연휴가 지나면 다시 와서 널 반기리라.

그 사이 한차례 눈이라도 내려 준다면 더 예쁜 너의 모습을 담겠지만 눈속에 가려 내 발에 밟힌다면

그것 또한 내가 바라는 바는 아니다. 오직 겨울을 이겨내고 예쁘게 피어난 녀석들의 대견한 모습에서

나는 기쁨을 찾는다

 

꽃망울을 포함해서 6포기를 만났는데 여러각도에서 찍다 보니 그 사진이 그 사진이다

 

 

 

 

 

 

 

 

 

 

 

 

 

 

 

 

 

 

 

 

 

 

 

 

 

 

나는 사진 솜씨도 없고 사진을 찍어서 어디다가 전시할 능력도 없다

그저 내 삶의 기록일뿐 더 이상은 아니다. 사람들이 자연을 되도록이면

훼손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아래 나무 사진은 다음에 내가 찾아가기 쉽게 표식으로 찍어 두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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