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도심 한가운데에 있는 황령산,
10년전만 해도 정상 부근에는 軍시설이 있을 정도로 사람의 발길이 많지 않아
한발자욱만 걸어도 메뚜기가 푸드득 날아 오를 정도로 자연보전 상태가 좋은 산이었다
산 허리를 따라 편백나무숲이 우거져 있고
비상시를 대비해 만들어 놓은 임도 주변은 억새풀로 인해 곤충들의 훌륭한 은신처 역활을 하였지만
공공근로를 하는 사람들이 임도 주변의 억새를 해마다 다 베어 버리는 바람에 황량하기 그지 없다
그 억새풀 아래에는 봄이 되면 많은 야생화가 피었는데 많은 꽃들이 자취를 감추었고
작년 5월에 구슬붕이라는 녀석을 딱 한송이 보았지만 올해는 대연동쪽에서 올라오는 임도 주변에서
또 한포기가 올라 왔다는 이웃의 이야기를 듣고 달려가 보니...
헉~~~지난 주 한포기에서 꽃이 3개가 나와 있었고 이번 일욜쯤이면 몇송이가 더 피었거라는 기대를 안고
가보았지만 어른 손바닥만한 구덩이만 휑하게 남아 있었다. 이건 누가 분명히 퍼간게 틀림 없다
제발 이러지 말아 주세요 ㅠ
허탈한 마음에 10미터쯤 더 걸어가니
눈에 비치는 보라색 꽃들, 크기도 아주 작다. 여기 저기 군락하는 모습들~~~
나는 잠시 호흡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바닥에 소나무갈피, 참나무 낙엽들 사이로 올라오고 있는
작은 구슬붕이들 어림잡아 열포기가 넘는다
내가 엎드려서 찍고 있으면 또 혹시 지나가는 등산객들이 나를 보고 다음에 와서 퍼가지는 않을까 두렵기도 하고...
...
난 사진을 찍으면서 항상 촛점 잡는데 서툴지만 노란꽃도 그렇고 이 꽃은 정말 촛점 잡기가 힘들다
어떤 고수가 나타나 나에게 한 수 가르쳐 주고 갔으면 하지만 자연이 또 훼손될까 두려워 말도 하기 싫어진다.
아...이 아름다운 자연의 세계를 우리는 꼭꼭 지켜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