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OWERS

죽음을 부르는 꽃

인수와 東根 2011. 5. 12. 21:06

숨을 멎게 하는 꽃

내 몸덩이를 녹여 버리는 꽃

 

우연히 목요일인 오늘 휴무하게 되었다

쉬는 날이면 무엇을 하지? 당연히 요즘 내가 좋아하는 사진놀이를 해야지

그런데 비가 온다...어떡하지?

 

전날 밤 책상에 엎드려 딱 80분 잔게 전부다.

비가 오니까 사진은 접고 우선 잠을 자자, 일기예보에 오후에는 그친다고 했으니...

 

라면을 국수처럼 끓여 먹고 집을 나섰다. 잔뜩 낀 안개 때문에 카메라에 습기가 차면 어떡하나...

아파트 뒷편 임도를 따라 걸으면 흔하디 흔한 야생화들과 마주하게 된다

수없이 찍었지만 오늘은 그동안의 에러들을 명심하며 또다시 찍어 볼꺼다. 연습이 최고의 스승이라 하지 않았던가

 

오늘은 평소 걷는길과 다른곳으로 입구를 정했다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들이 옹기종기 모여살던 슬라브집들 골목길로 걸어 갔다

순간, 나는 숨이 멈출것만 같았다

왼쪽 허름한 집 앞, 구불구불한 콘크리트 계단 틈사이에

내 허리만큼 키가 큰 엉겅퀴 한송이(그루), 햇빛이 전혀 없음에도 붉게 타오르는 꽃망울을 한 녀석

 

야생화 찍느라고 허둥대기 시작한지 2개월? 난 이 녀석을 만나는 순간 내 몸둥아리가 녹아 내리는 듯

그자리에 주저 앉고 말았다. 아~~황홀함, 아름다움이여, 진정 이것이 자연이고 생명이란 말인가...

 

 

 

 

 

 

  

 

 

 

 

 

 

이제 나도 삼각대를 준비해야 되지 않을까?

만약 삼각대를 설치하고 이 녀석을 담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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