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OWERS

母女의 情 - 족도리풀

인수와 東根 2014. 5. 14. 18:41

작년 경남 밀양으로 산행을 다녀 온 적이 있는데

그 당시 고사리, 원추리 같은 봄나물이 많이 나는 시즌이라

일행들 중에서 나물캐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하산길에 이 족도리풀을 보고

하트처럼 생긴 잎사귀 모양을 보고

이거 취나물이다 하였다.

그러자 도시출신인 나는 잎사귀가 두개뿐인

이 야생화를 알지 못하였기 때문에 맘속으로

"그냥 배고픈 산짐승들이 띁어 먹게 내버려 뒀으면..." 했다

그날 이후로 족도리풀을 검색하고 산행하면서 또 볼 수 있겠지 했지만

등산로는 항상 붐비고 일행들을 벗어나 나 혼자 숲을 헤집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 ㅎ

간혹 발걸음 옆에서 그 꽃을 만난다해도

잎과는 달리 꽃은 땅바닥 낙엽더미와 색이 비슷하고 낙엽에 가려 있어

거의 볼 수도 없었고 그냥 그렇게 여름이 되고 말았다

그래 그리 귀한 야생화도 아닌데 내년 봄에 다시 만나겠지 했다

 

 

 

 

휴일을 맞아 철쭉이 막바지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지리산 바래봉 능선길에는 사람들로 넘쳐나 산행시간이 조금씩 지체되고 있었다

점심 먹으면서 마셨던 막걸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등산길을 벗어나

큰나무가 있는 곳을 찾았다. 아~~~시원하다 ㅎㅎ

앗 그런데 취나물? 아니다 족도리풀이 여기 피어있네?

군락지인지는 모르지만 딱 한포기뿐이다. 얼른 카메라를 꺼내 엎드렸다

땅바닥에 붙다시피한 꽃을 좀 더 예쁘게 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낙엽 몇개를 옆으로 걷어 낼려고 하는데

저 위에서 누가 소리친다

"똥근아, 머 흘린나? 폰 잃어 버렸나? 빨리 안오고 머하노~!!!!" 했다

 

 

족도리풀의 꽃말이

모녀의 정이란다. 모녀의 정.

두 잎사귀는 엄마, 아빠이고 그 보호아래 피어난 꽃은 아들딸이란 말인가?

저 진도 앞바다를 보고 하염없이 눈물짓는 그들의 엄마, 아빠들

사랑하는 사람을 가슴에 품고 천천히 숨져갔던 아들 딸들이 또 생각나네

에이 또 눈물이 나네, 소주 한잔 묵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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