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새벽
오줌이 마려워 알람시각 보다 일찍 깨어났다
고요한 시간 저멀리 자동차가 아스팔트를 스치며 지나가면서
빗소리를 낸다. 그리 싫지 않은 느낌,
평소에는 쮼(울집 강아지)이 내가 잠이 깨면 안방에서 자다가도 신기하게 알아채곤
내 가슴으로 뛰어 오른다. 왠지 조용하다
담배를 피울까 하다가
새벽 담배는 건강에 더 안좋다는 말이 생각나서 참았다
여섯시 반
화장실에 다녀 와 티비 뉴스를 켰다
어느 체널을 돌려도 순서까지 똑 같은 우리나라 방송의 뉴스내용들
기상 악화에 모두들 구조도 수색도 포기한 듯한 분위기라고 하는 말을 듣고
또 가슴이 울컥 해 온다
머리맡에 있던 폰을 열어 포털사이트에 올라 온 뉴스 헤드라인을 읽는다
역시 암울하고도 답답하고 분노가 치미는 듯한 뉴스들뿐
그나마 다행인것은 내가 좋아하는 구단이 이겼다는 경기결과.
다시 잠이 들었지만 알람시간도 듣지 못하고 깊은 꿈속을 헤매이다
티비속의 구수한 목소리 때문에
잠을 깨고 아차 하며 시간을 보니 벌써 여덟시다. 헉~~!!
면도도 안하고 샤워를 하고 옷을 챙겨 입고 우유 한컵으로 아침식사를 마치고
출근길에 올랐다. 직장이 가까운 곳에 있어 출근길이라 해봤자 딸랑 십여분,
하지만 우리 동네 앞을 지나가는 차량들은 월요일 아침에다 비까지 내리니
가까운 거리의 자녀들도 승용차로 등교시킬려고 하는지 차들이 꿈적도 못하고 밀려 서 있다
온 종일 우울하지는 않지만 무엇인가 허전한 내 마음
이것이 월요병인가?
지난 토욜 저수지 울타리 너머로 피어난 애기똥풀꽃을 보면서
내 카톡 친구들이 노란리본을 맨 이미지를 올려 놓은 프로필들이 생각났다
나도 그동안 써 오던 소개글을 바꿨다. 이렇게 썼다
Tie a yellow ribon for them under the sea
문장이 안맞으면 어때, 그동안 배워 온 영어 한번 써 먹지 뭐.
이렇듯 나는 요즘 노란 꽃들만 보면
저 바닷속의 어린생명에 가슴이 여려 또 하늘을 멍하게 올려다 본다
이제 곧 부산시청에도 분향소가 설치된다던데 퇴근길에 꼭 들러 그들을 위해 기도해야지
그대들 가는 길에 내 눈물 떨구어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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