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TS

날개 잃은 천사일까?

인수와 東根 2013. 9. 7. 11:06

성큼 가을이 찾아 왔고

추석이 다가오니 많은 사람들이 벌초하러 가고

나는 어머니를 산소가 아닌 추모공원에 일시적으로 모셔둔 탓에

추석연휴의 혼잡한 시기를 피해 그곳을 다녀 왔다

 

그곳에서 만난 나비 한마리,

내가 카메라를 들고 이 나비를 찍을려면 무척이나 어렵다

가까이 가면 날아가고 날아가는 녀석을 찍으면 흐릿한 사진이 되어

제대로 볼 수가 없는 아이인데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마당 한가운데

나뭇잎을 움켜쥐고 겨우 퍼덕이고 있었다

 

우리가족들은 누가 먼저라 말할것도 없이

다른 사람들의 발에 밟힐까봐 얼른 줏어 들었다

마침 카메라를 가져가질 않아서 지갑속의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내 손등에서 날개짓도 잘하고 내 손등을 움켜쥔 다리들도 생생한데 날아가질 않고

이런저런 포즈를 취해 주었다. 혹시 오늘 아침에 변태를 해서 힘이 없어서 그런걸까?

사진을 몇장 찍고 우리는 저 쪽의 화단에 살짝 내려 주었는데

날개짓을 힘찬데 부드럽게 날지 못했다. 이상하다...하고 그냥 집으로 돌아 왔다

 

집에 와서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딸아이가 하는 말 "아빠 이 나비 날개 한쪽이 이상하다'

그렇구나, 날개가 비대칭이다. 한쪽 날개꼬리가 안보인다.

그래서 균형이 안맞아 제대로 날지를 못하는구나 ㅠ

 

 

 

 

 

 

이 녀석은 일주일전 산행에서 만난 같은 종류인것 같은데

맘껏 날고 꿀을 따고 나뭇잎 아래에 알을 놓고

사진찍기 조차 힘들어 내가 가까이서 보고 싶었던 아이들,

그렇다고 곤충박물관에서 만나는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