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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우도

인수와 東根 2013. 8. 16. 21:33

조용한 섬마을, 통영 우도

선착장에 도착하니 민박을 운영하는 동네 주민이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우도에 머 볼끼 있어서 오능교"

나는 할말이 선뜻 나오지 않아 이렇게 말했다

"관광객, 피서객들이 붐비지 않아서 좋은 섬이라서요"

 

오래전에 선착장 위치가 바뀌어

이 마을로 갈려면 배에서 내려 조금 걸어가야 한다

이곳 이장집에 민박을 예약했더라면 민박집 주인이 배로 데리러 온다고도 한다

사진에서 보듯이 이 섬 전체 주민은 약 20가구 정도?

여기 보이는 마을이 전부라 해도 괜찮을 듯

남쪽에 민박집이 하나 더 있고 서너가구가 있다

 

 

마을에서 제일 큰길로 선착장에서 반대편 구멍섬, 목섬으로 향하는 길

좌우로 사람들이 모여 산다. 역시 할머니 할아버지뿐이고 40대로 보이는 이장집이 유일한 젊은 사람들.

이 날은 대학생으로 보이는 피서객들이 단체로 20명 정도 왔고

60대 부부들이 계모임으로 10분 정도 와서 섬 전체가 조금 시끄러웠다

 

 

집집마다 거의 빈집이나 다름이 없다

빈 마당에 마늘을 말리거나 먼지 앉은 신발 몇개 뿐

 

 

 

내가 하룻밤을 보냈던 민박집이다

인터넷에 전혀 소개되어 있질 않아 방 3개가 모두 비어 있어

나는 집 전체를 맘대로 다 사용할 수 있어 참 좋았다

대문도 필요없고 자물쇠도 필요없는 조용한 곳

예전과 달리 가뭄에도 물을 맘껏 쓸 수 있어 무척 편한 곳

 

 

 

 

 

 

폐교가 되어 버린 교실과 운동장

 

 

 

 

 

 

 

 

 

 

통영여객선 터미널은

내가 배표를 구입하기도 힘들 정도로 어리둥절하고 허술한것 같았다

요즘 어딜가나 전산으로 표를 판매, 구입하는데도

30분이상이나 줄을 서서 기다리다 내 차례가 되어 11:00 표를 달라고 하니

지금은 09:30분 배표를 팔고 있어 표를 살 수가 없다고 한다

그때 시각이 09:35 인데도 그 배가 출발을 하지도 않고 사람들이 만선될때까지 표를 팔고 있고

다음 시간 배표를 팔지 않고 그 시간되어 다시 오라고 한다.

시간이 남아서 근처 식당엘 가니 충무김밥이 있었는데

오징어무침이 참 맛있었다. 원래는 갑오징어로 해야 하는데

요즘 갑오징어가 비싸 그냥 오징어로 했는데도 양념맛이 참 좋았다

 

 

이 저녁차림은 인터넷과 방송에도 소개되어 인기를 끈 "해초비빔밥"인데

역시 나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추기엔 역부족이다

3가지 해초 중에서 보랏빛이 나는 우뭇가사리 같은 것만 괜찮을뿐 

두번은 먹고 싶지가 않다. 주인 아주머니는 무척 친절해서 더 이상 부정적인 이야기는 안할란다

가격은 이집에서 민박을 하는 사람과

민박을 하지 않는 일반 관광객들과 다르게 받는다

 

 

이 섬의 북쪽에 있는 목섬이다

간조때 바닥이 드러나는데 뻘이 아니고 돌더미가 있어

고둥들이 참 많다고 한다. 나는 그날 쓰레기가 많은 해변을 보고

강한 햇볕아래서 고둥 줍기가 싫었다. 집에서 출발하기 전에는 고둥을 줏어서 삶아 먹을려고

버너, 코펠도 준비했었는데...

40대 부부, 주부들이 열심히 고둥을 줍던데

나중에 마을로 돌아와서 장작불 피워 놓고 큰 솥에 삶는것을 보니

무척 먹고 싶었다

 

 

목섬의 서쪽에는 구멍섬이 있는데 그 앞에는

단체로 놀러 왔는지 불을 피워 놓고 고기를 굽고 물놀이 하는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아마 우도로 들어오지 않고 다른 섬에서 작은 배로 들어와 낮시간에만 놀고 다시 큰 섬으로 돌아갈 모양이다

올 봄에 태풍도 한번 안오고

장마철에 비오 한번 안내려서 그런지

그 아름답던 몽돌밭이 이끼가 끼고 쓰레기로 넘쳐나

저 곳에 도착하는 순간 물에 들어가기가 싫었다

바다는 아직도 적조 때문에 황토흙을 나르는 바지선이 보이고 

육지는 가뭄에 몸살이다

 

 

 

해가 지면 마을은 쥐 죽은 듯 고요하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초저녁 잠이 많으셔서 그런가

가로등을 비춰도 불켜진 집은 민박집뿐. 그곳에서 젊은이들의 고함소리 웃음소리가 들려 온다

무척 시끄럽게 느껴진다

 

 

준비해 간 텐트와 돗자리를 어디에다 펴얄지 엄두가 안난다

온통 쓰레기 천지 ㅠㅠ

민박집에는 모기가 없는데 바닷가와 숲속에는 살인모기가 바글바글,

근데 바닷가에서 무척 조심했는데 폰카 몇장 찍다가 5군데 이상 물렸는데

피가 손바닥에 묻을 정도로 따끔거렸지만 생각보다 가려움이 오래 가질 않았다

 

결론은 피서객이 없는 시즌에 다시 한번 가고 싶은 섬이라는것.

통영시장에서 횟감이나 생선를 사 갖고 들어갈 것.

일박이면 적당한 곳. 머리를 식히기는 참 좋은 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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