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쯤입니다
봄이면 철쭉으로 유명한 비슬산을 회원 40여명이랑 다녀 왔습니다
그날은 산행이라기 보다 관광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듯
꾸준히 산행을 즐기는 회원보다는 철쭉구경할려고 온 회원들이 더 많아서
산행 내내 사람들에 부디껴 도대체 산행을 한건지 사람구경을 한건지
운동효과도 전혀 없고 피곤하기만 했습니다
하산주에 벌써 다들 거나하게 취해
남은 음식과 술을 차에 싣고 부산으로 향하는 버스 안이었습니다
차안에서 도시락 반찬까지 동원해서 술을 마시고
회원들이 차내 반주에 맞춰 노래도 부르고
앉아서 박수도 치고
더 흥겨운 사람은 일어서서 통로에서 춤도 추고....
분위기가 그렇게 되자
고속도로에 진입하기도 전에 많은 사람들이
화장실을 호소하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습니다
결국 버스 사장님은 어쩔 수 없이
국도변 한적한 곳에 정차를 하고 각자 볼일을 볼 수 있게 배려(?)해 주었습니다
해는 이미 저물어 라이트 없이는 앞을 분간하기 힘들어
특히 여자회원님들은 볼일 보기가 한층 수월해 보였습니다
저는 볼일이 없어 내리지 않고 차창으로 내다 보니 어둠속에서 형광물질을 잔뜩 바른 휴지조각들이
수없이 흩어져 있는것으로 보아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버스들도 다들 저곳에서
쉬이~~하고 가는 장소임을 단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이윽고 사람들이 버스에 다 승차하고
총무의 인원점검 완료와 동시에 버스가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사람들의 인상이 다들 찌푸려집니다
서로의 얼굴을 흘깃 보면서 "아...놔...창문 안열리는 버스 안에서 누가 가스를 생산한거야"
"정말 개념 없는 사람이네..." " 냄새 정말 심하다..우...C"
드디어 술에 취해 참다 못한
까칠한 40대 초반의 남자회원이 소리쳤습니다
"빵구는 참을 수 있는거 아닙니까?~~!!" " 너무 심합니다. 좀 참지요? 씩~씩~!!"
다들 폭소 ㅎㅎㅎㅎㅋㅋㅋㅋㅋㅎㅎㅎㅎㅋㅋㅋ
그순간
한 여자회원이 "꺄~~~악" 하면서 비명을 질렀습니다
"여기 통로 바닥에 있는것들이 다 떵 아잉교? ㅠ"
"누가 떵을 모르고 밟은 채 자리에 앉은거 아입미꺼"
다들 자신들의 좌석 옆을 보았습니다
"내가 아니길...난 아냐...난 아닐꺼야...아까 저사람이 풀숲으로 들어 가던데 그기서..."
다들 이렇게 맘을 바짝 졸이며 자신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랬습니다.
정말 통로 바닥에는 눈내린 들판에 발자욱 처럼
떵 발자욱이..7개 정도?...
나는 토하고 싶어도 창문을 열 수가 없어
코막고 입막고 눈감고
죽는줄 알았습니다. 그 순간 나는 다짐했습니다
"아~증말...내가 이제 단체버스 타고 등산 가나 봐라 흑흑..."
그 후의 이야기는 생략합니다 ㅠ
그리고
산행 시리즈는 계속됩니다(하지 말라고 하면 안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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